여야가 지난 대선에서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 이행을 위해 지도부급의 6인 협의체 회의를 가동키로 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곳곳이 ‘지뢰밭’이어서 제대로 굴러갈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우선 ‘경제민주화’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차가 존재한다. 새누리당은 재벌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관행을 없애야 한다면서도 대기업의 경쟁력은 훼손시켜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 민주당은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대형 유통업체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대출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우선 처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해당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에서 공청회 개최 등 여론 수렴을 더 해 보자는 입장이다.
4·1부동산 종합대책에 대해서도 ‘거래활성화’엔 공감하지만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반대 입장이다.
일자리 확충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 편성의 필요성엔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재원조달 방안을 놓고 새누리당은 국채발행에, 민주당은 부자증세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은 2일 라디오에서 “증세를 하게 되면 그만큼 경제가 침체된다. 그러면 추경편성을 하는 것이 효과가 없게 된다”며 “국채 발행 외에는 (재원조달)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경 재원마련시 증세 불가피성을 거론하며 국채 발행 확대를 통한 추경 편성에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앞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여야 6인 협의체를 매달 한 차례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쟁점 사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합의가 어려울 경우 정책위의장 논의를 거쳐 6인 협의체에서 다루기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내달 초 원내대표 경선을, 민주당은 5·4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내 지도부 교체기에 이견이 적잖은 현안을 무난하게 처리하긴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6인 협의체는 이날 우선 추진할 민생공약 의제를 논의하는 실무회의를 한 뒤 4,5일경 첫 정례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