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능인으로 가업 이어 삶 개척하는 30대 송정현씨

입력 2013-04-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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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이 심각하다는 것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열쇠기술을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부쩍 늘었죠. 그런데 직업에 대한 편견 탓인지, 끈기 있는 청년은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중앙시장 입구에서 열쇠전문점을 운영하는 송정현(38·만물열쇠)씨는 기술직을 홀대하는 사회분위기에 일침을 가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한 번은 캐나다 이민 생활을 접고 귀국한 뒤 곧 바로 기술을 배우겠다고 온 30대 초반의 사람이 있었어요. 기술을 습득한 뒤 가게를 열 구상까지 했던 친구입니다. 의욕이 넘쳤지만 기능인을 바라보는 사회인식에 곧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송 사장은 “캐나다는 물론 가까운 일본 등 해외에서는 열쇠 뿐 아닌 모든 기능인에 대한 대우와 사람들의 인식은 사회지도층 못지않다”며 “그렇다보니 출장비용 역시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고액이다. 이는 정부가 전문기능인의 역할을 중시하는 정책을 꾸준하게 펼친 결과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30대부터 60대까지 입소문을 듣고 전문기술을 배우고자 송 사장을 찾는다.

송 사장은 30대에 비해 경력이 화려하다. 20년 된 그의 기술을 얕잡아 보면 큰 코 다친다. 그는 현대식 금고 해정은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열쇠를 가볍게 주무를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

인근 철물점 주인은 “송 사장 실력은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다”며 “지역 열쇠전문가들조차 고난도의 해정은 모두 송 사장에게 일을 맡길 정도다”고 치켜세웠다.

송 사장의 내로라하는 실력은 그의 부친 송종묵(65)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친은 이 곳에서 40여년 동안 열쇠전문 기능인으로 외길 인생을 살면서 1남2녀를 모두 반듯하게 성장시켰다.

부친은 “예전에도 청년들의 취업문제는 늘 있어왔다.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을 나온 많은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가업 잇기를 아들에게 권유했는데 흔쾌히 승낙했다”며 “고교 졸업과 동시에 열쇠 전문서적 등을 섭렵하는 것을 보고 대견했다”고 회상했다.

송 사장은 대림동 인근에만 청년 열쇠기능인이 20여명 된다고 했다.

그는 “불과 몇 년 새 젊은 기능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그 중 대학원을 졸업한 이도 있는데, 이는 심각한 취업난을 방증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의 영업방침도 남다르다. 젊은 사장답게 카드결재는 물론 찾아가는 서비스로 소비자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특히 청년들이 전문기술 습득을 기피하는 현상 두고 그들만 탓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국제기능올림픽의 금메달들을 휩쓰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그들은 현재 다른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나서 기능인들을 위한 장려정책을 펴야지만 청년실업 문제의 실타래가 풀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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