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위 공직자들의 주식 보유 형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코스피 대형 종목부터 에스엠, 안랩 등 코스닥 종목들까지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삼성그룹주 가운데 고위 공직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로 오정규 전 농림식품부 차관 등을 비롯해 총 29명이나 됐다. 뒤를 이어 삼성생명(28명), 제일모직(19명) 등의 순이었다.
또한 고위 공직자들은 LG그룹주 가운데 LG전자와 LG화학에 각각 29명이 투자했고, SK그룹주 가운데서는 SK하이닉스(31명), SK이노베이션(19명) 등을 선호했다.
대형주 외에 지난해 대선 기간 중 국내 주식시장을 휩쓴 대선 테마주들도 고위 공직자들의 주식 바구니에 담겨 있다.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은 안랩의 주식 335주를 보유 중이며, 정병윤 전 국토해양비서관은 배우자 명의로 미래산업 주식을 1만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테마주에 투자한 공직자도 눈길을 끌었다. 이상길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은 작년 한해 동안 SNS 수혜주로 거론된 가비아와 케이아이엔엑스를 각각 200주, 100주씩 추가 매수했다.
주요 부처별 고위공직자들 중에는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다량으로 보유한 이들도 있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 김완규 부사장의 배우자는 플랜트 업체인 코오롱글로벌 주식을 1500주 늘려 5500주를 보유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처리사업을 하는 기업이라 수자원공사와 밀접도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코오롱글로벌 주식을 포함한 김 부사장 배우자의 보유주식 가치는 8950만원에서 5227만원으로 감소했다.
또 다른 산하기관인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선원표 원장은 해운물류 정보기술 기업인 케이엘넷 주식 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박석순 원장도 직무 연관도가 높은 수질측정진단 기업인 테크로스 주식 1만928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비상장사인 테크로스 보유지분 가치 964만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의 경우 차남이 농협금융지주 자회사인 NH농협증권 보통주 6559주를 우리사주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이계철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스카이라이프 주식을 104주, KT주식을 380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일부 공직자들은 엔터주에 적극 투자하기도 했다. 강윤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강호동·신동엽·전현무 등이 소속된 SM C&C 주식을 916주 늘렸다. 배우자의 보유 주식수까지 합치면 총 3716주 늘어난 셈이다.
‘다이아몬드 스캔들’로 유명한 씨앤케이인터의 주식에 투자한 공직자도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김종양 청장은 씨앤케이인터의 주식 8359주를 추가 매수해 총 1만608주를 보유 중이다.
바이오 주식만을 골라 투자하는 고위 공직자도 있다. 남동우 서부발전 감사위원의 경우 에스티큐브(4300주), 차바이오앤(3700주)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알앤엘바이오의 주식 1만3520주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