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스토어 신화를 창출했던 론 존슨이 JC페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나면서 애플 출신 임원들이 다른 회사에서 부진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론 존슨이 지난 2011년 말 JC페니 CEO로 갔을 때 업계의 기대는 상당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전략으로 전 세계에서 400개가 넘는 애플스토어를 열며 소매업계에 큰 족적을 남겼기 때문.
존슨은 JC페니에서 가격 할인 행사와 쿠폰 판매 등을 폐지하며 나름대로 개혁을 시도했으나 이는 여성 고객들의 심리를 헤아리지 못한 전략 실패로 결론이 났다.
JC페니 주가는 지난 1년간 58% 추락했다.
물론 애플 출신 임원 가운데 성공한 사례도 있다. 아이팟의 아버지 토니 파델은 실리콘밸리 벤처 네스트를 설립했다.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프레드 앤더슨은 사모펀드 엘리베이션파트너스의 고위 파트너로 잘 나가고 있다.
그러나 애플 인재가 다른 대기업 CEO로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
존슨과 더불어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7년 팜컴퓨터 CEO에 올랐던 존 루빈스타인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그는 애플 하드웨어를 총괄했으며 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휴대폰과 모바일 플랫폼 웹OS를 개발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휴렛팩커드(HP)가 팜을 인수하면서 회사가 개발한 제품들이 버려지다시피 했고 결국 루빈스타인은 지난해 HP를 떠났다.
애플 인재들의 또 다른 특징은 회사를 떠나 다른 자리로 이동할 때까지 일정 기간 공백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파델은 네스트 설립 전에 2년을 쉬었고 루빈스타인도 팜에 합류 전에 멕시코에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10월 쫓겨났던 스콧 포스털 전 iOS 담당 수석 부사장은 아직 새로운 자리를 찾았다는 소식은 없다.
찰리 울프 니드햄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 임원들이 받는 압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면서 “막대한 업무량에 이들은 회사를 빠져나와 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울프는 20여년 간 애플을 분석해왔다. 그는 애플 인재들의 실패 이유에 대해 “애플에서 배운 생존방식은 다른 기업과 맞지 않는다”면서 “애플 문화는 독재적이었다. 한 사람이 쇼의 모든 것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독재자가 원하는 것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 설립자 밑에서 수동적으로 일해야 했던 것이 이들 인재가 다른 대기업에서 기를 펼치지 못하는 이유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