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통신사 관계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통신주에 ‘무료’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입자들이 음성보다는 데이터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고객 빼오기 경쟁에 따른 실적악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12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LG유플러스의 ‘무한자유’ 요금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요금제는 월 6만9000원으로 통신사에 관계없이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게 핵심이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가입자간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가입자당매출(ARPU)을 개선시키고 경쟁사의 음성통화 비중이 높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점유율 50%를 활용해 망내 음성통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T끼리’를 출시했고 KT도 일주일 뒤 비슷한 요금제를 내놨다. LG유플러스까지 가세하면서 통신3사의 무료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신업종은 요금인하 경쟁이 본격화된 지난 2011년 초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약세 국면에 빠져있었다. 2011년 초 300선을 넘어서던 통신업종지수는 지난해 6월 200선까지 밀려나며 1년 6개월여만에 33%나 뒤로 밀렸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 9%를 3배 이상 하회하는 것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한 내수주 부각과 연말 배당 매력에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쟁심화 우려는 늘 통신주를 괴롭히고 있다. 올 초 정부가 통신 3사에 영업정지 처벌을 가하면서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듯 했으나 잇딴 무료 요금제 출시로 상황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료 요금이 통신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통화패턴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어 펀더멘탈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영국에서는 이미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보편화되고 있다”며 “고객 만족도가 향상되고 해지율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소모적 마케팅 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 요구하는 정부와의 눈높이를 맞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