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스펙을 하나도 안 봐서 놀랐어요. 저는 서류에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만 썼는데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SK의 ‘바이킹형 인재’ 선발 예선 오디션을 마치고 나온 김모씨(26·대학생)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이번 면접은 정말 혁신적”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11일 한양대학교 HIT관에서 열린 ‘SK 바이킹 챌린지 프로그램’ 예선 현장은 슈퍼스타를 뽑는 오디션 현장을 방불케 했다. 우선 지원자의 모습부터 달랐다. 검정색 정장 일색인 일반 면접장과는 달리 청바지를 입은 참가자들이 가득했다. 이날 예선에 통과한 지원자들은 내달 말 결선을 통해 오는 7~8월에 진행되는 SK 인턴십에 참가할 수 있다.
SK 바이킹 챌린지 프로그램은 스펙이 아닌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 방식이다. SK는 신입사원의 10~15%를 바이킹형 인재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번 오디션은 면접관의 질문이 계속되는 일반 면접과는 달랐다. 넓은 강당에서 6개 팀의 오디션이 각 부스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각 부스마다 HR팀 1명, 지난해 선발된 바이킹형 인재 1명 등 총 2명의 심사위원이 배치됐다.
오디션은 자유주제로 진행된만큼 지원자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지원자들은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기도 하고 자신이 만든 발명품이나 애플리케이션을 들고 오기도 했다. 맨몸으로 들어와 백텀블링을 보여주는 지원자, 현악기 우클렐레를 연주하는 지원자도 등장했다.
끼와 열정을 중점적으로 보는 오디션인 만큼 심사위원들의 자세도 남달랐다. 심사위원들은 “바이킹형 인재는 다른 전형으로 채용된 인재들과는 다른 비전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원자의 숨겨진 능력을 꼼꼼이 살펴보기 위한 질문을 쏟아냈다.
한 심사위원은 지원자에게 어학 실력을 물어봤다. 이 심사위원은 대답을 들은 뒤 “조금 전 어학 실력을 물은 것은 토익이나 토플 등의 점수(스펙)를 알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성장과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준비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면접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임성수 SK종합화학 인력팀장은 “가장 중요하게 본 평가항목은 지원자의 역량과 이 역량이 쓰일 곳이 있는지, 그리고 힘든 회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생존 가능성을 봤다”며 “글로벌 성장을 위해 바이킹 같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재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