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스턴 '폭탄테러' 9·11악몽 떠오른다… 140여명 사상

입력 2013-04-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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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15일(현지시간) 벌어진 폭탄 테러사건은 그야말로 '9·11 테러'를 연상시킨다.

이날 2차례 폭발이 발생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4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이중 중상자가 많아 전체 사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등 당국은 정확한 사건 원인을 현재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은 알 카에다 요원들이 미국적 비행기를 납치해 뉴욕시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충돌시킨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의 공포에 휩싸였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2차례의 폭발은 오후 2시50분께 보일스턴 가(街)에 설치된 결승선 근처에서 12~16초 정도의 간격을 두고 일어났다. 두 폭발 지점은 서로 170m 가량 떨어져 있었다.

보스턴 경찰은 이날 폭발로 8세 소년을 포함해 모두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

부상자는 당초 120∼130명대로 전해졌으나 계속 늘고 있는 상태다. CNN방송은 현지 병원들에서 부상자 최소 14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위독한 상태인 환자도 17명에 달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부상자들은 대회에 지친 선수들을 위해 마련돼 있던 의료 텐트나 인근의 매사추세츠 제너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조사중 사건이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미국 수사 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사건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하지만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난 미국 보스턴 마라톤 현장 부근에서 폭발장치 2개가 추가로 발견된 점 등으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유력한 만큼 이번 사건은 시민들 사이에서 2001년 9·11 테러를 상기시키며 광범위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보스턴은 9·11 테러의 상처를 받은 또 다른 도시라고 할 수 있다고 보스턴글로브는 지적했다. 보스턴 소재 로건국제공항은 9·11 테러 당시 공격용으로 이용된 피랍 항공기 중 2대가 이륙한 곳이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용의자와 범행 동기 등을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폭발로 마라톤 대회장 인근은 피를 흘리는 부상자와 현장에서 빠져나가려는 관중,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 등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현지 지역 TV에는 폭발 잔해물이 흩어져 있는 거리의 혼란스런 모습이 방송됐다.

보스턴은 폭발 이후 사건 현장과 프루덴셜타워, 레녹스 호텔 등 인근 건물에 대피령을 내렸고 추가 폭발에 대비해 지하철 운행 중단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사법 당국은 잠재적인 원격 기폭을 막으려고 보스턴 지역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했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보스턴 폭발사고 인근 지역에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을 설정했다.

미국 뉴욕 경찰은 보스턴의 폭발사고 발생 직후 시내 주요 건물에 대한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 비밀경호국(SS)은 워싱턴DC 도심에 있는 백악관 인근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통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경호원들이 곳곳에서 경비 태세를 강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도 경계수위를 높였다. 이달 28일 열리는 '오클라호마시티 메모리얼 마라톤' 대회도 보안 방안이 재검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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