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 잡은 한은 金 투자...손실규모 4억달러 달할 듯

입력 2013-04-17 11:47 수정 2013-04-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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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15일 33년만에 최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김중수 총재의 취임 이후 2011년 중반부터 금 매입을 주도해 온 한국은행의 입지가 궁색해졌다.

한은은 3월말 기준 총 104.4톤(3월말 기준 약 47억9000만 달러)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김중수 총재가 취임한 이후 2011년에는 한해 동안 20억8700만 달러 어치, 2012년에는 15억9400만 달러 어치 금 매입을 늘렸다.

그러나 금값이 폭락세로 접어들면서 외환보유액 평가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한은이 지난해 사들인 금의 매입 가격은 온스당 1600달러 정도다. 1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온스당 1500달러대에서 1300달러대로 크게 폭락했다. 이는 33년만에 처음으로 9.3% 폭락한 것이다. 16일에는 온스당 26.3 달러(1.9%) 올랐지만 앞서의 폭락세를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은이 매입한 금값이 매입가 보다 약 300달러 급락하면서 지난해 사들인 30톤(105만8218.86온스)만 해도 2억달러에서 3억달러 사이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김 총재 취임 후 사들인 90t 기준으로는 손실액이 4억 달러, 투자수익률로는 마이너스 8% 전후로 추산되고 있다.

금값에 대한 장기전망도 금 투자를 확대한 한은을 당혹케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값 폭락은 중국 경제성장률 저조 외에도 근본적으로 달러 강세 탓에 금 대신 달러 매수가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원자재 수요 감소도 주효했다. 소시에테 제너럴의 전문가는 이를 근거로 금값이 1265 달러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국내 전문가들 또한 현재로서는 상승 반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추흥식 한은 외자운용원장은 16일 “금 투자에 대해 상당규모 평가손실을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 투자는) 일종의 보험적 성격인 만큼 금 가격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금값 하락이 지속되면 외환보유액의 금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가로 매입해 저가의 금을 보유하게 된 한은 외자원에 대한 ‘상투잡이 투자’는 장기 투자능력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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