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홀, 양수진의 ‘챔피언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자 두손을 번쩍 들어 올려 기뻐했다. 그와 함께 화끈한(?) 경남지역 갤러리들 역시 환호성을 연발했다.
양수진은 21일 경남 김해의 가야 골프장(파72·6664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우승컵에 키스했다.
마지막 라운드 공동 2위에서 출발한 양수진은 침착하고 날카로운 플레이로 홍진의(22·롯데마트)를 따돌리고 역전승을 이루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그는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노보기 플레이로 쾌조의 컨디션으로 우승을 낚아챘다.
이로써 그는 이번 우승을 비롯해 2012년 1승, 2011년 1승, 2010년 2승 등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앞선 4차례의 우승경험이 말해주 듯 통산 5승을 마주한 양수진의 표정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그는 “세타차로 뒤진 채 시작해 우승까지 할 줄 몰랐다.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잘됐고 17번홀 어려운 파퍼팅을 넣고 우승을 하겠다는 확신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수진은 이번 대회에서 그의 주특기였던 장타는 물론 몰라보게 좋아진 퍼팅감으로 우승까지 만들었다. 지난 2월 초 베트남 전지훈련 중 손목 인대를 다친 양수진이 2주 동안 샷 훈련 대신 퍼터 연습만 한 것이 톡톡한 효과를 가져온 것.
여기에 특유의 솔직함과 자신감이 그의 우승을 더욱 빛나게 했다.
“최근 들어 이뻐 졌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고 말문을 연 양수진은 쉬는 기간 코성형을 했다고 깜짝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사실 겨우내 코 수술을 했는데, 인터넷에서 양악수술까지 했다고 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특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 웃음음 자아냈다.
1라운드 눈에띠는 필드패션으로 이슈를 낳았던 것과 관련해서는 “워낙 튀는걸 좋아해 그렇게 입었는데, 이슈가 될 줄 몰랐다”고 귀띔했다.
양수진은 올시즌 목표를 시즌 5승으로 잡았다. 당초 시즌 3승정도 계획했는데, 생각보다 첫 승을 빨리 올려 목표를 수정한 것이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첫 우승이 빨리 나왔다. 지금처럼만 하면 거뜬히 5승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 이번시즌 상금왕도 욕심이 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