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와 연동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은 가정용(HEMS), 빌딩용(BEMS), 공장용(FEMS) 등으로 구분된다. BEMS는 개별 빌딩의 에너지 관리를 통제할 뿐만 아니라 해당 빌딩을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편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스마트그리드가 도시 차원의 플랫폼이라면 각 빌딩은 그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는 개별 장치인 셈이다.
최근 빌딩관리시스템(BMS)은 빌딩자동화시스템(BAS), 지능형빌딩시스템(IBS)을 거쳐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으로 변화하고 있다. BEMS는 기존의 BAS/IBS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에너지 절감과 편의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한다.
BEMS는 에너지 관리를 중심으로 ①냉난방, 환기 ②조명 ③전력·통신망 ④급배수 ⑤승강기 ⑥출입·보안 ⑦방재 설비 등을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기존 설비에 대한 최적제어뿐만 아니라 신기술 개발에 따른 태양광·태양열·지열 시스템, 연료전지, 이산화탄소 배출 등 다양한 항목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정보관리 시스템, 방범·방제 시스템과 정보 및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BEMS 구축의 토대가 되는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연평균 9.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BEMS 시장 역시 2015년 167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BEMS 관련 사업은 크게 ①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②BMS 구축 ③전력·통신 네트워크 운영 ④주요 설비 생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BMS 구축’ 분야는 시장의 성숙도와 집중도가 낮아서 진입 가능성 및 성장 가능성이 모두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BEMS 시장에서는 한국하니웰, 아키시스템즈 등의 외국계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하니웰은 빌딩 자동화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매출 2500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을 달성했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자동제어시스템, 인천 국제공항 2단계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한국하니웰과 손잡고 정부의 ESCO 사업에 지원, 7억9000만원을 들여 시설을 구축한 뒤 연간 3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아키시스템즈는 시설 유지관리 전산화 전문 기업으로, 대학·병원·공공기관의 시설자산 관리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오피스 건물인 스타타워, 역삼동 ING타워, 대교 보라매 센터 등의 BMS 구축이 대표적이다. 또 서울대, 고려대, SK(주) 등에 공간관리 시스템, 통합자산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대형 SI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BEMS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삼성 SDS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공동으로 BEMS를 개발함으로써 SI업체와 건설업체의 협력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사옥에 5억원을 들여 BEMS를 구축함으로써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약 8.3%(1억7000만원) 감축했다.
LG CNS는 LG전자, LG화학과 컨소시엄을 맺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U-시티, 지능형 교통시스템, BEMS, 스마트그리드와 같이 IT산업과 건축, 교통, 환경, 에너지산업이 결합되는 융합 IT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 IT, 통신, 전기설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들이 BEMS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BEMS 사업은 빌딩 시설물 구축 및 IT 시스템 구축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유리하다. 시장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빌딩 통합관리 시스템, 지능형 계량인프라(AMI)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구축과 더불어 급성장하는 BEMS 시장에 조기 진입하려면 기술보유 중소기업에 대한 M&A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