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연주하는 ‘엘 시스테마’

입력 2013-04-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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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인, 베네수엘라 빈민층 무료 음악교육

“지역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줄 근본적 방법을 찾다가 음악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김애령(48·여·앞줄 가운데)씨.

캐나다에서 가난한 이민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엘 시스테마’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포 음악인들이 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마약과 범죄에 노출된 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

김씨를 비롯한 몇몇 한인들은 치안불안 지역으로 꼽히는 인근 제인 & 핀치 지역에서 2009년부터 ‘리칭업’(Reaching up)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리칭업 프로그램은 한국인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제인 & 핀치 지역의 한 교회에서 시작됐다. 2002년 이민한 후 소수민족과 만나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집과는 조금 떨어진 이 교회를 다녔던 김씨가 프로그램을 주도했다.

“이 지역은 주민의 90% 이상이 흑인이고 교육수준이나 교육열이 높지 않습니다. 학교 안에서 총기사고가 일어나기도 한 우범지역이기도 하고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교육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방과 후 공부방 형식의 ‘홈워크 스쿨’을 먼저 시작했고 그 지역에서 음악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해 뮤직스쿨도 열었다.

현재 대부분이 한인인 13명의 자원봉사 교사가 일주일에 다섯 번씩 41명의 학생에게 피아노, 바이올린, 색소폰, 트럼펫, 기타, 드럼 등 다양한 악기를 가르친다. 대부분이 어린이, 청소년이지만 피아노 배우는 게 평생 소원이었다는 74살 이민자를 비롯한 어른 학생들도 있다.

“배우는 속도는 느린 편이지만 다들 정말 즐겁게 수업에 임합니다. 악보는 잘 못 읽어도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몸을 들썩거릴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고요. 아직까지는 교사가 부족한 탓에 학생 정원 초과로 대기 상태인 아이들까지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피아노를 치는 자원봉사 선생님들끼리 밴드 ‘피아르모니아’를 조직했다. 김씨 외에 강현수, 김혁, 김혜정, 배천경, 정은주씨가 피아르모니아 멤버다. 후원금 마련을 위해 펼치는 공연에는 뮤직스쿨 학생들도 함께 무대에 서곤 한다.

김씨는 “학생들이 워낙 적극적으로 즐거움과 고마움을 표현해줘서 매 순간 보람을 느낀다”며 “그들의 자신감이나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력 등 내가 배우는 점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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