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보혁갈등-4] 일베는 '공공의 적'인가?

입력 2013-04-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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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을 5일 앞둔 12월14일 일베가 반 일베 커뮤니티 연합에 ‘털렸다’. 일베에 반대하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동시에 일베 사이트를 공격해 게시판 ‘도배’로 서버 과부하를 일으켰다.

보수우파 성향이 강한 일베 이용자들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커뮤니티들을 설득하겠다며 해당 커뮤니티에 가입한뒤 무차별적으로 글을 올렸다. 이른바 코드명 '산업화' 공세였다.

이에 분노한 ‘아이러브사커’, ‘이종격투기’, ‘엠엘비파크’, ‘오늘의유머’, ‘화장발’, ‘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뽐뿌’ 등에서 활동하던 회원들은 동시에 일베로 몰려갔다. 이들은 평소 자신의 커뮤니티에 올리던 글 그대로 일베에 “신상 립스틱 추천해 주시긔”, “맨유 응원합시다” 등의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일베대첩’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 공격을 ‘농업화’로 명명하고 각종 ‘짤방(짤림방지)’으로 기념하고 있다.

‘진중권 사망유희’도 유명한 사건이다. 지난해 10월28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일베에서 활동하는 ‘간결’과 북방한계선(NLL), 정수장학회를 주제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간결이 진 교수와 트위터 상에서 벌인 설전이 일베에 실시간 중계되면서 다른 일베 회원이 출연료를 쾌척해 인터넷TV 토론이 성사된 것.

90여분간의 논쟁 끝에 간결은 패배를 인정했고 진 교수는 출연료로 받은 100만원을 ‘일베회원일동’ 이름으로 쌍용차 해고노동자 돕기 계좌에 입금했다.

지난 1월에는 오유가 일베에게 해킹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1월31일 일베에는 오유 운영자의 계정을 해킹해 오유를 공격하던 일베 회원들의 차단된 계정을 차단해제하는 화면 캡처가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일베 회원들은 오유에 게시물을 도배하거나 서버를 다운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고, 오유는 이에 대응해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의 계정을 차단했다. 이에 일베 회원이 더욱 집중적인 공격과 해킹으로 맞선 것.

오유 관리자는 공지를 통해 “일베인에 의한 운영자 계정 해킹사건이 있었다”며 “해킹 범인과 신상털이범에 대해서는 제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사이트 4곳의 회원정보 2만여건을 해킹해 공개했던 해커집단 ‘어나니머스’의 ‘Anonsj’ 역시 일베에서 활동하던 중학생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는 해킹 자체에는 내부 합의가 이뤄졌지만 개인 신상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공개에 반대했던 어나니머스들은 “일베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정치적 편향성은 극우주의자에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5.18 이야기만 꺼내도 모두 종북이라고 몰아붙이는 수준에까지 왔기 때문에 충분히 사이트 가입자들을 공개하는 데 영웅심리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베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타 사이트에서 해당 사이트의 규정을 어기는 행위나 타사이트에 피해를 주기 위한 목적의 글, 타인의 개인정보 유출 및 음란물 게재 역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인종, 성별 등의 태생을 근거로 집단이나 개인을 비방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할 경우 차단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사건은 이어지고 있다. 일베는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를 성희롱해 소속사로부터 고소당했고, 쇼핑몰 운영자 윤선경씨 역시 일베를 성희롱 등으로 고소했다. 암으로 세상을 뜬 울랄라세션 임윤택 단장, 배우 박시후씨 성폭행 논란에 대한 악플 역시 파장을 일으켰다.

이같은 일이 이슈가 된 후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일베를 유해사이트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올 때마다 2만명 가까운 네티즌이 지속적으로 서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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