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검찰 출신답게 화려한 법조계 인맥을 자랑한다. 박 소장과 같은 사법연수원 13기 동기 중 박근혜 정부 초기 요직에 이름이 오르내린 인물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황 장관이다. 황 장관과 박 후보자는 대표적 공안통이다. 황 장관은 서울지검 공안2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내 공안수사를 총괄하는 2차장검사를 역임했고 박 소장도 참여정부 때 사라진 공안3과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당시 대검 공안부장이던 박 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전경버스가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추모행사에 참여한 시민통행을 봉쇄한 조치에 대해 “경찰청장의 당시 조치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경찰의 임무로 규정한 경찰법과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발동된 것으로, 법률유보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합헌 의견을 냈다.
한편 그는 업무에 있어서는 철저한 면모를 보이지만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대구지검장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자작시를 낭송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고 전해진다. 한시ㆍ영시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인천으로 이사해 인천중학교, 제물포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 소장은 차동민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과도 인연이 깊다. 제물포고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사법연수원 13기 동기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2008년 검찰 인사에서 주요 보직으로 불리는 대검 공안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각각 임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