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시즌이 돌아왔다. 채용 과정에서 면접 비중이 높아지자 취업 준비생들은 예상질문과 모범답안을 외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모범답안에서 벗어난 재치 있는 사원을 뽑기 위한 이색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시식 면접이나 산행·건강 면접 등을 통해 지원자들의 개성과 순발력, 상황 대처 능력 등을 보기 위함이다.
식품전문 업체인 팔도는 올 상반기 공채에 처음으로 라면 맛을 구별하는 면접을 진행했다. 팔도 라면 3가지를 먹어본 뒤 라면 이름을 맞추는 식이다. 그러나 라면 이름을 다 맞추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팔도 인사팀 관계자는 “라면 시식면접은 라면 이름을 맞추기보다는 라면의 관심도나 지식을 보기 위한 면접”이라며 “이번 면접에서 젊은 구직자들의 톡톡 튀는 답변과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팔도는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도 라면 시식 면접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웃도어 업체 블랙야크는 올 상반기 공채 1차 합격자들 대상으로 ‘산행면접’을 진행했다. 경기도 남양주 축령산에서 총 4구간으로 나눠 조별 및 개별미션을 수행하도록 했다.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면접자들의 태도와 협동심, 도전력, 참여도 등을 평가했다. 이 외에도 에스피씨(SPC)의 소금의 농도를 파악하는 ‘관능평가’, 샘표의 요리만들기 면접, 이브자리의 체력테스트 면접 등이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홍보팀장은 “구직자들이 예상 질문과 답안을 철저하게 준비해 기업들이 쉽게 능력을 평가하기 어려워 이색 면접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며 “은행권에서는 합숙 면접, 식품업계에서는 시식 면접 등을 주로 진행하는 것과 같이 직종에 따라 면접 유형을 달리해 원하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업 준비생들은 일반 면접보다 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취업준비생 김현정(26)씨는 “기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나의 어떤 모습이 평가가 되는지 알 수가 없어 이색면접이 일반 면접보다 더 압박감이 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