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당, 연정 구성 합의…정국 혼란 가라앉나

입력 2013-04-2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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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내각 명단도 확정…오성운동이 최대 야당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신임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로마에서 민주당과 자유국민당, 시민선택당 등 3당의 연립정부 구성 합의 소식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마/AP뉴시스

이탈리아에서 민주당과 자유국민당, 시민선택당 등 3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도좌파인 민주당은 지난 2월 총선 당시 하원에서 승리했으나 상원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해 단독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당 등과 연정 구성을 모색해왔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87세의 노정객인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지난 20일 연임에 성공하고 나서 24일 엔리코 레타 민주당 부당수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을 위임하면서 연정 구성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민주당과 자유국민당. 마리오 몬티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파인 시민선택당 등이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

이날 각 정당이 연정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초 의회에서 신임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새 내각에서 특별한 자리를 맡지는 않을 것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레타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 명단도 확정됐다.

국민당은 안젤리노 알파노 사무총장이 부총리 겸 내무장관으로 내정되는 등 내각 21개 자리 중 5개를 확보했다. 파브리지오 사코마니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재무장관에, 엠마 보니노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외무장관에 각각 지명됐다.

안나 마리아 칸셀리에리 내무장관은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민선택당은 마리오 마우루오 국방장관 지명자를 포함해 3자리를 가져갔다.

이탈리아 정치권이 연정 구성에 합의하고 새 내각이 모습을 갖추면서 정국 혼란이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관건은 레타 총리가 부정부패한 정치인이면서도 포퓰리스트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어떻게 제어할 지에 있다는 평가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긴축에 반대해왔으며 총선 당시 재산세 환급 등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레타 총리가 베를루스코니처럼 긴축 등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나 개혁은 몬티 전 총리 당시보다 후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레타 총리는 “EU 측에 이탈리아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맞추는 데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로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제3당인 오성운동은 연정 참여를 거부해 최대 야당이 됐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인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당수는 “흥청망청 붕가붕가 파티를 벌였던 베를루스코니와 손을 잡을 수 없다”고 연정 거부 이유를 밝혔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010년 자신의 빌라에서 미성년자까지 참석시켜 파티를 벌이면서 ‘붕가붕가 총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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