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현지화전략, 전략차종으로 불황 넘는다

입력 2013-04-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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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기후나 취향 고려한 현지모델 출시… 신흥국 ‘브릭스’ 접수

▲기아차가 중국에 출시한 현지 전략형 소형차 K2. 사진제공 기아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자동차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서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현지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자동차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브릭스(BRICS) 국가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띠고 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은 지난 2007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던 비율이 22.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6.9%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유럽 시장이 24.2%에서 18.6%로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 판매 712만대 중 브릭스 시장에서만 220만대를 판매해 전체판매의 30.9%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브릭스 시장 판매량이 66만 8000대로 6년만에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브릭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정몽구 회장의 현지화 전략에 있다. 품질경영으로 입지를 다진 현대기아차는 세계 각지에 현지 생산공장을 짓고 해당 지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현지전략형 모델로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33만여 대를 판매, 7년만에 점유율 10%를 돌파했고 진출 10년 만에 누적판매 600만대를 달성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호성적은 ‘위에동’이 이끌었다. 지난 2008년 중국에 첫 선을 보인 위에동은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101만6446대를 기록,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위에동은 국내에서 ‘아반떼HD’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던 구형 아반떼를 현지인의 취향에 맞춘 차다.

러시아에서는 현대차가 지난해에는 17만2000대, 기아차가 18만7000대를 판매, 토종 브랜드인 ‘라다(Lada)’에 이어 2위, 수입차 메이커 중에서는 1위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의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쏠라리스’도 출시했다. 쏠라리스는 지난해 러시아 수입차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올해에도 1분기까지 2만5388대를 판매해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가 브라질 출시한 준중형차 HB20. 사진제공 현대차
더불어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브라질 생산공장 준공을 완료하고 양산체제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7만9000대를 판매하는 등, 총 현대기아차 포함 11만9000대를 판매해 혼다에 이어 점유율 7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12일 바이오 에탄올과 가솔린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혼합연료(Flex-Fuel)’ 차량 ‘HB20’을 출시했다. HB20은 혼합연료 차량의 판매가 약 90%를 차지하는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브라질 전용 모델로 약 40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현지화 모델로 완성됐다.

인도에서도 현대차는 현지공장 판매를 기준으로 지난해 39만1000여대를 판매해 20만대를 판매했던 지난 2007년 대비 6년 만에 약 2배로 성장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인도시장을 이끌고 있는 소형 전략차종 ‘i10’은 좁은 골목길이 많고 주차공간이 열악한 인도 도로사정을 반영한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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