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바람기만큼 무서운 술버릇… 이 남자 믿어?

입력 2013-05-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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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보이는 술버릇과 개선 방법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는 문모(32)씨는 남자친구의 술버릇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술을 마신다. 횟수가 잦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마실 때마다 폭음을 하는 음주 습관이다.

문씨는 “남자친구가 소주 한 병 반을 기점으로 그 이상 마시게 되면 혀가 꼬이고 취하는 것 같다. 전화로 취한 것 같으니 얼른 들어가라고 재촉하면 횡설수설한다. 그럴 때에는 평생 믿고 살아갈 만한 사람이 맞는 건지 불안하고 막막한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수현이 ‘결혼 상대자, 이것만은 용서 못한다’라는 주제로 여성 3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대의 바람기(113명, 34.4%)’가 1위를 차지한 것에 이어 ‘술버릇(94명, 28.3%)’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무능력(83명, 25%)’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능력 없는 배우자보다 술버릇이 좋지 않은 배우자에게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은 “단순히 술버릇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행동이 의학적으로 보면 심각한 알코올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반복되는 술버릇을 비난하거나 체념하기보다는 평생 함께할 사람인 만큼 단주나 절주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믿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주 후 보이는 술버릇 유형과 개선 방법을 허성태 원장의 도움을 받아 소개한다.

△바로 잠드는 사람 - 미리 주량 정해라

술만 마시면 바로 자는 사람들이 있다. 장소가 어디든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자는 경우도 있다. 이는 술버릇이 아니라 술이 약한 것이다. 알코올이 잠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폭력적이거나 민망한 술버릇이 아니라 배우자가 비교적 안심하곤 하는데, 방심은 금물이다. 길바닥에서 잠이 들거나 하는 경우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추운 겨울이라면 동사 위험도 있다. 술이 약한 사람이니 얼마나 마실지 미리 양을 정해 그것을 넘지 않도록 약속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

△애교 부리는 사람 - 다른 이성에겐 금물

나에게 하면 애교지만 남에게 하면 바람기가 되기에 주의가 필요한 술버릇이다. 평소에는 점잖은 남성, 얌전한 여성이 술만 마시면 유독 과감해지는 경우다. 스킨십이 많아지고 평소에는 하지 않던 애교를 부린다. 평소 애정 표현에 서툰 사람이 술의 힘을 빌려 용기 내는 것이라면 사랑스럽게 봐줄 수 있지만 내가 아닌 이성에게도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문제가 된다.

△필름 끊기는 사람 - 알코올 의존증 진료를

필름이 끊기는 현상 즉 블랙아웃은 알코올이 대뇌의 측두엽 해마 부분에 작용, 뇌의 정보입력 과정에 이상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 만일 6개월 이내에 블랙아웃(필름 끊김)이 2회 이상 나타났다면 알코올 의존증 초기를 의심해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알코올 전문병원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술에 관대한 우리나라는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것이 문제다. 블랙아웃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치부하고 웃어넘길 경우 큰 실수를 저지르고도 ‘기억이 안난다’고 시치미 떼면 그만이다. 사고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우는 사람 - 대화 통해 스트레스 해결

평소 성격이 억눌려 있고 표현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술을 매개로 감정을 표출시키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술만 취하면 어딘가에 끊임없이 전화를 걸거나 주변 사람에게 신세 한탄을 하는 사람도 비슷한 유형이다.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만든 술자리에서 매번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는 사람이라면 술자리에서 외면하고 싶은 기피 대상이 된다. 또한 결혼을 앞둔 상대가 술에 취해 우는 일이 많다면 억울한 오해도 받을 수 있으니 고치는 것이 좋다. 평소에 속마음을 감추지 않고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할 수 있도록 대화 상대가 되어주도록 하자.

△난폭해지는 사람 - 두말 필요없이 ‘단주’

과음이 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 알코올 성분이 뇌의 전두엽을 손상시켜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쉽게 흥분하거나 폭력적인 성향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음주 후 난폭한 행동이 반복된다면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뇌의 기능을 상실해 발생하는 병적인 증상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뇌의 이상으로 성격이 변해버린 경우는 술을 끊은 후에도 변화된 성격이 그대로 남는다. 이럴 경우 술로 인해 변화된 성격이 굳어지면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난폭해지고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드러나게 되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단주가 필수이고 혼자 힘으로 어려울 경우 알코올전문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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