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과 스포츠]스포츠는 돈이다

입력 2013-05-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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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 우사인 볼트만을 위한 러닝화 판매 불티… 기록과 과학의 만남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우사인 볼트(26? 자메이카)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자신이 신었던 스파이크와 자메이카 국기를 들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우리가 종종 끓여먹는 라면의 중량은 대략 120g 내외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겁게 혹은 가볍게 느낄 수도 있는 무게지만 이것이 운동화의 무게라면 느낌은 크게 다르다. 최근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에서 유명 선수들이 신고 뛰는 러닝화는 라면의 중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가볍다.

육상 100m 세계 신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지난 2012 런던올림픽 100m와 200m, 그리고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 착용한 러닝화는 글로벌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푸마에서 볼트만을 위해 특수 제작한 것으로 전 세계에 오직 하나뿐이다. 100g 내외의 이 초경량 스파이크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중반 이후 스퍼트가 두드러진 볼트의 신체에 맞도록 제작됐다.

볼트의 러닝화를 제작한 독일 푸마사 연구진은 “볼트가 착용한 스파이크는 징이 8개로 보통의 6개보다 많아 스타트하는 시점에서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고, 밑창 역시 뛰는 동안 발바닥이 트랙에 단단히 고정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볼트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만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어 그 가치를 매기기는 힘들다”며 제품의 희소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볼트가 신었던 스파이크는 물론 단거리 선수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제품이지만 대중들이 그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푸마가 이른바 ‘볼트 스파이크’를 표방한 유사 제품을 시중에 내놓자 불티나게 팔렸음은 당연하다. 첨단 스파이크 개발이 기업의 이윤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예다.

수영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00 시드니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등장한 전신 수영복이 대표적이다. 독일 아디다스사의 전신 수영복을 입고 대회 3관왕에 오른 개최국 호주의 이언 소프는 금메달 획득 후 “전신 수영복이 기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아디다스뿐만 아니라 스피도, 아레나 등도 첨단 소재로 무장한 제품을 내놓아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줬다. 2010년부터 첨단 수영복을 규제하는 법이 생기면서 기록이 전체적으로 퇴보하기도 했지만, 한동안 재질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옷감의 코팅, 부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가공법 등도 동반 진화해 수영은 일약 첨단 소재의 경연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첨단 소재의 도입은 육상과 수영에서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도입되고 진화하고 있다. 기록경기에서는 기록 단축을 위한 다양한 과학적 훈련 방법에 동원되는가 하면, 장대높이뛰기, 골프, 스키 등 장비를 활용하는 종목에서는 혁신적인 장비의 개발을 통해 기록이 향상되고 있다.

이처럼 업그레이드된 장비들은 스포츠를 즐기는 일반인에게도 큰 관심을 끌어 새로운 장비들을 개발하는 업체들에게 큰 이윤을 안기기도 한다. 경기 부천 연미구에 거주하는 김명진(36)씨는 “TV를 통해 유명 스포츠선수들이 착용한 제품들을 접하면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매장을 방문해 제품에 대해 문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시장의 반응들은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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