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기자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위험한 국가 10위권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비정부기구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3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내놓은 연례 보고서인 '기자들에게 위험한 국가 순위'에서 러시아는 9위에 올랐다.
순위는 인구 100만 명 당 기자 살해 미제 사건 수의 비율을 계산한 '비처벌 지수'를 따져 매겼다. 재판에 따른 선고가 내려지지 않은 사건을 미해결로 간주했다. 조사 대상은 2003년 1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에 발생한 사건으로 한정했으며 이 기간에 5건 이상의 기자 살해 사건이 발생한 국가만 순위에 넣었다.
모두 12개국으로 이루어진 이 순위에서 인구 1억4천190만명의 러시아는 14건의 기자 살해 사건이 미해결로 남아 비처벌 지수 0.099로 9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였다.
러시아에서 기자들이 가장 많이 살해된 지역은 연방 정부와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이슬람 반군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남부 캅카스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에도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영 TVㆍ라디오 방송국 기자 1명이 퇴근길에 총에 맞아 숨졌다.
기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1위엔 이라크(인구 3천300만명에 93건 미해결. 미해결 지수 2.818), 2위엔 소말리아(인구 960만명에 23건 미해결. 미해결지수 2.396), 3위엔 필리핀(인구 9천490만명에 55건 미해결. 미해결 지수 0.58) 등이 올랐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언론 자유의 적들' 명단에 들었다. 기자회는 이날 독립 언론을 검열하고 기자들을 납치, 투옥, 고문하거나 살해하는 국가 지도자, 정치인, 종교 지도자, 반군 및 범죄 조직 두목 등 39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푸틴을 포함시켰다.
기자회는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의 크렘린 복귀 후 정부가 야권의 저항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기자들을 살해하거나 공격한 자들은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29명의 기자가 살해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