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한 군사기지를 공습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 시리아 관영 사나(SANA)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마스쿠스 인근 자므라야에 있는 군사용 연구소 건물이 이날 새벽 이 수차례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스라엘의 폭격에 따른 것이라고 사나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폭격 목표물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이송될 이란제 미사일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마스쿠스공항 주변에 있는 시리아의 이란제 미사일을 타격했다”고 이를 확인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다마스쿠스의 북서쪽에 있는 자므라야 지역의 한 연구소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다마스쿠스에서 약 15km 떨어진 자므라야 연구소는 한때 화학무기를 개발하는 장소로 알려졌지만 이 시설이 명중되지는 않았다고 헤즈볼라 알 마나르TV는 보도했다.
대신 시리아 군대를 위한 식량을 생산·제공하는 군사 보급소와 병영 시설, 방공센터 등이 파괴됐다고 알 마나르TV는 덧붙였다.
이날 폭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망자나 부상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시리아 국영TV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공습은 테러리스트 단체(반군)의 사기를 북돋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폭격은 지난 3일에 이어 이틀 만에 또다시 이뤄진 것이며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군 시설에 대한 폭격은 올들어 세 번째다.
이스라엘은 지난 3일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으로 이동 중이던 시리아의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과 무기고를 폭격했다. 지난 1월에는 자므라야 지역을 공습해 군 시설을 파괴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페르 셸라흐 이스라엘 의회 외교·국방위원회 의원은 “우리는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면서 “시리아에서 헤즈볼라로 ‘게임 체인저’ 무기류 이송을 막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체인저’는 상황이나 정세 판단을 바꾸는 계기를 뜻한다.
시리아는 이번 공습에 강력히 반발했다.
옴란 알 주비 시리아 공보장관은 이날 다마스쿠스 인근 군사 연구소를 폭격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중동 지역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습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전복을 획책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이스라엘이 연관돼 있다는 증거”라면서 “시리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민을 보호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강조했다.
이집트와 아랍연맹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비난했다.
이집트 대통령궁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지역 안보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랍연맹 역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공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에서는 최근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였다고 알 자지라는 전했다.
이슬람 시아파인 헤즈볼라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수주간 시리아의 화학무기 또는 군사장비가 헤즈볼라로 이송되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