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다윗 도르트문트 vs 골리앗 바이에른

입력 2013-05-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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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 간의 대결로 압축됐다. 독일 내에서는 흔이 최고의 명문 두 팀의 대결을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ker)’로 칭한다. 고전(古典)이라는 의미다.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지만 두 팀의 대결은 일명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도 비교된다. 도르트문트는 1990년 중후반의 재정위기에서 벗어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하지만 결승전 파트너 바이에른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력으로 볼 때 바이에른은 사실상 분데스리가의 유일한 골리앗이다.

바이에른 선수들의 총 연봉은 약 1억2000만 유로(약 1725억원)다. 이에 반해 도르트문트는 약 4900만 유로(약 704억원)다. 구단 총매출도 큰 차이가 있다.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의 총 매출은 약 1억8900만 유로(약 2716억원)인 반면 바이에른은 3억7340만 유로(약 5367억원)였다.

바이에른은 메인 스폰서인 통신회사 텔레콤으로부터 연간 약 3000만 유로(약 431억원)를 지급받지만 도르트문트는 에너지 기업인 에보닉으로부터 약 1050만 유로(약 151억원)를 받는다. 바이에른에 1000만 유로(약 144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만 무려 4명이지만 도르트문트는 연봉 460만 유로(약 66억원)를 받는 마리오 괴체가 최고 연봉자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 1차전에서 무려 4골을 몰아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연봉은 150만 유로(약 21억5600만원)에 불과하다.

잘 알려진 대로 성경에서의 싸움은 다윗의 승리였다. 외형상의 유리함만을 믿고 방심한 골리앗의 완패였다. 하지만 다윗도 매번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는 없다. 50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분데스리가에서 골리앗 바이에른은 올 시즌 포함 22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나머지 28번은 서로 다른 11개 팀이 나눠 가졌다.

흔히 축구에서 “돈으로 우승컵을 살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절반 가까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다윗 역시 만족할 만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돈으로 우승컵을 살 수는 없다는 말이 반드시 맞진 않다.

바이에른은 5위권에 들지 못한 시즌이 단 6번밖에 없었다. 올 시즌 포함, 최근 18번의 시즌 동안 3위권에 들지 못한 것도 단 한번뿐이다. 우승을 못 해도 거의 매 시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막대한 자금력이 적어도 우승권의 성적은 보장해 준 셈이다.

반면 다윗은 우승을 할 수는 있어도 꾸준한 상위권 성적을 보장받진 못한다. 역대 5번의 우승을 차지한 도르트문트는 재정위기로 파산 직전까지 몰리며 존폐위기를 겪은 바 있다. 2009년 우승팀 VfL 볼프스부르크는 이후 세 시즌간 8위 두 번, 15위 한 번으로 무너졌다. 2000년대 초중반 강호로 군림했던 베르더 브레멘 역시 최근 몇 시즌간 하위권인 데다 올 시즌은 잔류도 불투명하다.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 1.FC 쾰른, 1.FC 카이저스라우턴 등도 모두 비슷하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말 그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도르트문트는 자신들의 유스팀에서 키워낸 유망주 괴체를 다음 시즌 3700만 유로(약 532억원)의 이적료에 바이에른으로 떠나 보냈을 정도다.

사상 첫 독일 팀 간의 결승전 구도로 진행되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전형적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구도라는 점에서도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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