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해법은]‘고령화·청년실업’ 경제성장률 발목… 일본보다 심각

입력 2013-05-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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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례로 본 전문가 의견, 2021~2030년 잠재성장률 1%p씩 하락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왼쪽)과 김태유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
“고령화·청년실업과 같은 노동악재들이 2010년 들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낮추기 시작했다. 특히 그 속도는 과거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던 일본을 뛰어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고령화·청년실업과 같은 노동악재들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낮추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그 속도는 과거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던 일본을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형 저성장에 빠지지 않으려면’이란 보고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로 한국은 앞으로 성장에서 노동의 기여도가 빠르게 떨어질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노동악재가 2010~2020년 잠재성장률을 0.3%포인트, 2021~2030년에는 1%포인트씩 떨어뜨릴 것으로 봤다. 1971~2000년 평균 경제성장률 8.4% 중 노동요소가 1.8%포인트 기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현시점 한국의 노동악재가 장기불황을 맞기 직전의 일본(1990년께)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령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990~2010년 연평균 0.5%포인트씩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2012~2032년 1.1%포인트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생산가능인구도 일본은 5.1%가 줄어들었으나 한국은 1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흔히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오랜 경기불황의 시발은 ‘단카이 세대’(1947~1949년)의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라고 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를 겪은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세 나라는 이미 고령화가 상당히 진전된 상태이지만 그로 인한 생산력 약화를 상쇄할 만한 경제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제경쟁력이 계속 하락한 결과 끝이 보이지 않는 재정위기를 겪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고령화를 넘어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은퇴해 ‘노후 난민’이 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일본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연구 결과가 굉장히 많다. 우리나라는 피상적 분석들만 있을 뿐이다. 일본의 고령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고령화에 맞춰 새로운 성장전략, 복지시스템 등을 정비해야 한다. 성장과 복지가 양립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는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깊이 있는 연구와 준비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김태유 교수(62·경제학 박사)는 ‘은퇴가 없는 나라’라는 책에서 “지금 고령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가 해야 할 일로 △국민들이 누구나 이모작 인생을 시도할 수 있도록 탄탄한 제도로 뒷받침할 것 △고용 및 교육 체계를 재편성해 연령별 분업에 기초한 고용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지지하는 평생교육 구조를 만들 것 △교육 대상도 고령자만이 아니라 청년층이나 중장년층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화시킬 것 △다양한 연령과 학력별 차이를 반영하는 맞춤형 정책을 수립해 실행할 것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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