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7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이 10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환율 전쟁을 둘러싼 이견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회담 시작 전 “일본의 성장 문제를 이해한다”면서도 “국제규범을 벗어나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낮추는 시도는 자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이 같은 기본 규범을 언급하고 이를 준수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엔 환율이 9일 100엔대를 돌파하며 ‘엔고의 족쇄’가 풀린 것과 관련해 국제 규정 준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본을 압박한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에 대해 “양적완화책은 15년간의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점진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은 정책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환율전쟁 우려와 관련 “주요국 경제정책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는 것에 반대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러나 “환율 문제는 의제로 상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신중한 환율정책을 약속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번 회담이 비공식 성격임을 들어 “논의 주제에는 어떤 금기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은 경제성장을 끌어내기 위한 처방전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독일에 긴축을 완화하고 유럽의 경기부양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은행동맹의 신속한 추진도 촉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미국 혼자 세계 경기 회복을 이끌 수 없다”면서 “성장 회복을 위해 유럽의 수요 확대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렌 집행위원은 그러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나라는 긴축속도를 조절할 여유는 있지만 구조적 개혁을 늦출 수 없는 어려움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우선 논의할 의제로 통화정책 조율과 재정운용의 책임성 강화·세계 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더 강력한 수단으로 무장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유로존 주변국의 중소기업 지원 등 취약 부분에 대한 대출 확대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G7의 재정 적자와 부채 수준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공통의 목표 달성 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비공식 회동으로 열려 공동성명 채택 없이 11일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