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스캔들' 엇갈린 입장…결과따라 파장 클 듯

입력 2013-05-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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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도중 전격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싸고 관련 주체들이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 사건이 초점이 진실공방으로 흘러가면서 과연 누구 옳고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주목된다.

이남기 청와대 수석과 윤 전 대변인간의 진실공방은 최종 진실이 어떻게 밝혀지느냐에 따라 이번 사태의 파장이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도 있어 초미의 관심가 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현지 여성인턴과 술자리에서 성추행이 있었고 새벽에 호텔방으로 불러냈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또 전날 윤 전 대변인이 자의로 귀국을 했다는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수석도 같은날 오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서면서 이른바 '윤창중 스캔들'은 윤 전 대변인과 인턴여성,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의 진실게임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尹 "허리만 툭 쳤을 뿐"…女인턴 "엉덩이를 움켜잡아"

윤 전 대변인과 미국 시민권자인 인턴여성과의 사이에서는 성추행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느냐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된 지난 7일(현지시간) 밤 숙소인 페어팩스(Fairfax) 호텔이 아닌 워싱턴 DC 시내 윌러드(Willard) 호텔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은 윤 전 대변인도 인정한 사실이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여성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게 전부였다"며 성추행이 아닌 "위로와 격려의 제스처"라고 주장했다.

반면 8일 오전 성범지 피해신고를 받은 워싱턴DC 경찰의 보고서에서 사건 제목은 '성추행(SEX ABUSE)'로 표기돼 있다. 혐의는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GABBED HER BUTTOCKS WITHOUT HER PERMISSION)'고 명시돼 있다.

이날 술자리에 운전기사가 동석했느냐 여부를 놓고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운전기사가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성추행 할 수 있을것이며 어떻게 그 앞에서 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며 술자리에 운전기사가 함께 동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미한국대사관의 진상조사 결과를 인용해 운전기사는 두 사람을 내려준 뒤 현장을 떠났다는 보도가 있는가 하면 운전기사까지 세명이 함께 술자리에 가기는 했지만 끝까지 동석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는 상반된 보도도 있어 이 부분도 현재까지 명확치 않은 상황이다.

술자리가 끝나고 몇 시간 뒤 인턴여성이 윤 전 대변인의 호텔방으로 올라간 경위를 두고도 주장이 엇갈린다.

언론보도와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턴여성은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로 돌아온 뒤 8일 오전 6시께 자료를 가져 오라는 윤 전 대변인의 전화를 받고 호텔방에 올라갔다가 윤 전 대변인이 알몸에 가까운 속옷차림을 보고 놀라 현지경찰에 전화로 신고한 것으로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한국 경제인 수행단과의 조찬이라는 중요한 일정이 있어 모닝콜을 부탁했을 뿐 방으로 올라오라는 요구는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속옷차림이었던데 대해서도 "아침에 일어났는데 노크소리가 들렸고 긴급 브리칭 자료를 갖다주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했을 뿐 가이드가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면서 황급히 문쪽으로 뛰어나간 것"이라며 "무슨 (긴급)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尹 "귀국종용 받았다"…靑 "그런 사실 없다"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 사이에서는 귀국을 종용한 사실이 있었느냐가 최대 쟁점이다.

이는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오점이 남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적인 은폐시도를 했다는 의혹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윤 전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오전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이 수석을 영빈관에서 만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이 수석에게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냐. 그럴 수 없다.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라고 말씀드렸다"며 "잠시 후 이 수석이 제게 '한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서 내가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가방을 받아서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귀국을 거부했으나 상관인 이 전 수석이 비행기편까지 예약해 두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했다는 얘기다.

반면 이 수석은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윤 전 대변인을 영빈관 앞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5분 남짓 얘기를 나눴을 뿐 충분한 상황 파악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충분한 시간도 없어 귀국을 종용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 수석은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美의회 연설에) 들어갈 시간이 가까워오고 해서 100% 기억이 나진 않지만, 제가 '귀국하는 게 좋다'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며 "그것(귀국을 지시했다는 주장)에 굉장히 쇼크를 먹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비행기편을 예약해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것도 기억에 없다"고 부인했으며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 남아 해명을 하겠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들은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오히려 미국 경찰에 소환돼 수사받는 방법과 귀국 후 수사 받는 방법 중 본인이 택일하라고 제시를 했는데 윤 전 대변인이 귀국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에 남아 제가 잘못이 없는데 제가 조사를 하고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저는 주장했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정반대의 내용으로 각기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진실이 어떻게 확인되느냐에 따라 이번 사태가 현 정부의 도덕성으로까지 확산될 수도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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