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사건 당일 피해 여성 인턴을 만나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당일인 8일 오전 6시50분쯤 경제사절단 조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페어팩스 호텔을 출발했다. 그러나 출발 후인 7시30분쯤 피해 인턴이 울고 있다는 말을 듣고 페어팩스 호텔로 돌아가, 인턴이 머물고 있던 호텔 방문을 두드렸지만 인턴은 방문을 잠근 채 나오지 않았다.
7시50분쯤 윤 대변인은 인턴과 주미문화원 직원이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소식과 함께 곧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황급히 호텔을 나와 경제사절단 조찬장으로 향했다.
이는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11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던 ‘허리를 툭 쳤다’는 경범죄(misdemeanor)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중범죄(felony)로 인식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면에서 주목된다.
한편 문화원 직원이 당일 경찰에 신고한 뒤 청와대 실무진도 사건을 인지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진은 당일 오전 9시30분 이남기 홍보수석에게 사건을 보고했고, 이어 영빈관 앞에서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을 만났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은 당일 오후 1시35분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을 하는 시간에 귀국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자세한 윤 전 대변인의 귀국 경위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과 윤 전 대변인은 여전히 엇갈리는 진술을 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오후 3시쯤 주미대사관에 윤 전 대변인 성추행 혐의에 대한 수사 착수 공문을 전했다.
대통령 연설 후 워싱턴DC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이남기 홍보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최영진 주미대사는 4인 대책회의를 열어 사태에 관해 논의했다.
이 수석은 LA에 도착해 오전 10시55분 방미 기자단의 숙소인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변인 경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