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13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대국민사과를 통해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며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윤 전 대변인 사건과 관련된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의를 수리하겠단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방미 직후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 불참했다.
이 수석은 이미 귀국 후 허태열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방미 실무 수행단 책임자였던 이 수석이 사건을 처음 보고 받은 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데다 윤 전 대변인과 진실공방에 휩싸여 논란이 확산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윤창중 스캔들’을 치명적인 국격 훼손 사건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강조함에 따라 윤 전 대변인에 이은 추가 인책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건이 새 정부 출범 초기 인사난맥으로 인한 여론의 불만이 잠재된 가운데 터져 나온 것이라 책임자 경질은 물론 추가적인 인적쇄신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서실 등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고 했다.
허 비서실장도 ‘비서실 직원에게 보내는 당부의 글’을 통해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느 누구라도 책임지고 물러난다는 단단한 마음가짐을 갖고 임하라”면서 공직기강 확립을 촉구했다. 또 민정수석실에 방미단 전 일정 리뷰를 주문하며 고강도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인적쇄신과 공직기강 확립 대책을 발표하는 정면돌파 형식으로 출구전략을 세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전 교수는 14일 라디오방송에서 “결국 대통령께서 점진적으로 인적의 쇄신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의 무너진 지휘체계 등 난맥상이 드러난 만큼 홍보라인의 보고체계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남녀 공동대변인 체제와 홍보수석과 대변인의 상하관계 등 교통정리가 어떻게 이뤄질 지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또 윤창중 스캔들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 해외순방 시 업무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한편 외교부는 13일 방미 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미국 측에 신속한 사건 처리를 공식 요청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는 오늘 미국 측에 ‘미국 사법 당국이 미국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사건 처리가 가능하도록 협조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