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전대미문 흥행속 치명적 약점?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05-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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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PGA투어 살롱파스컵에 출전한 유소연.(사진=연합뉴스)
요즘 일본 골프팬들은 즐겁다. 일본여자프로골퍼들의 맹활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JLPGA투어는 14일 현재 10개 대회를 마친 가운데 2개 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일본선수들이 우승했다.

지난해 36개 대회 중 16개 대회를 한국선수들에게 내준 것을 감안하면 일본선수들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금랭킹 상위 10명 중 외국선수는 전미정(31ㆍ진로재팬ㆍ4위)과 테레사 루(26ㆍ대만ㆍ8위)뿐이다.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1, 2위를 비롯해 무려 5명의 한국선수가 ‘톱10’에 진입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신구 조화다.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우승한 모리타 리카코(23), 악사 레이디스 챔피언 호리 나츠카(21) 등 신예선수부터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한 모기 히로미(36)까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ㆍ후반 선수까지 고르게 포진돼 있다. 상금랭킹 ‘톱10’ 진입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6.1세로 최고령 모기 히로미와 최연소 히가 마키코(21ㆍ6위)는 무려 15살 차이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김효주(18ㆍ롯데), 양수진(22ㆍ정관장) 등 상금랭킹 ‘톱10’ 진입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2.6세로 일본보다 4살가량 어리다. 대부분 20대 초반으로 20대 중반만 돼도 노장 대접이다. 따라서 해외 무대 진출 선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거나 밀려나는 실정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린 유망주들의 속출과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20대 중반만 돼도 노장’이라는 투어 전체적인 분위기와 선수 개개인의 자기관리 부실이 더 큰 문제다.

거기에는 스폰서의 쏠림현상과 선수 간 빈부 차도 요인이다. 결국 해외 진출이 유일한 비상구인 셈이다. 올 시즌 상금랭킹 50위 이내 서른이 넘은 선수는 문현희(30ㆍ호반건설ㆍ45위)뿐이다. 사실상 KLPGA투어 최고참이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맹위를 떨치던 선수들은 급속히 쇠퇴기를 걸으며 하나 둘 필드를 떠나고 있다.

KLPGA투어는 지금 스폰서 풍년으로 인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신구 조화는 아쉽다. 세계적인 투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할 조건이기 때문이다.

스타 부재와 스폰서 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0대 후반 이상의 노장선수들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당시 최고령 선수였던 최상호(58) 프로는 젊은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지만 잠재력 있는 스타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은 전세가 역전, 젊은 선수들이 투어를 점령했지만, 여전히 스타 부재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KLPGA투어는 지금 전대미문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반드시 찾아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부조화를 해결해야 한다. 신예 선수는 물론 30~40대 노장선수들의 분발도 요구되는 이유다.

골프팬들은 젊은 유망주만을 원하지 않는다. 관록과 노련미를 앞세운 플레이, 힘과 패기로 맞서는 ‘닥공’ 플레이, 대회 출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노장 플레이어, 신예선수와 노장선수의 신구 대결…. 대중이 원하는 골프는 그리 화려하지 않을 수 있다. KLPGA투어, 아직 갈 길이 멀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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