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소셜 플랫폼 카카오가 13일 스마트폰 론처 ‘카카오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스마트폰 첫 화면 잡기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카카오가 론처를 전격 출시함에 따라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 등이 선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론처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시장을 선점해온 글로벌 업체에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지는 양상이어서 터줏대감 노릇을 한 외국 기업을 국내 기업이 밀어내고 시장을 주도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고런처’는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국내 론처 시장을 2년여간 주도해온 선두주자. 페이스북 역시 올 3월 ‘페이스북 홈’을 출시, 현재 100만 다운로드를 훌쩍 넘긴 상태다.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NHN이 3월말 ‘도돌런처’를 출시했고, 다음 역시 ‘버즈런처’를 내놓고 세력 확장에 본격 돌입했다.
도돌런처는 이미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며, 버즈런처 역시 2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카카오홈은 아직 통계가 잡히진 않았지만 3800만명에 육박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가입자를 두고 있는 만큼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국내 론처 시장은 이미 판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터줏대감 고론처는 국내 업체들에 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고 지난달 12일 미국에서 먼저 출시한 페이스북의 ‘페이스북 홈’은 출시 한 달이 지났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페이스북 홈’은 홈 화면과 잠금화면에 페이스북 친구들의 소식을 보여주고 페이스북 메신저를 홈 화면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문제는 웬만한 페이스북 마니아가 아닌 이상 페이스북을 홈 화면에까지 꺼내 놓고 쓸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전화와 문자를 사용할 때 두 단계를 거쳐 이용 가능하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근 페이스북 홈의 내려받기 수가 급감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홈은 론처가 아니라 페이스북 기능을 더욱 강화시키는 부가 서비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다인 페이스북 성장총괄 매니저는 “‘페이스북 홈’을 스마트폰 첫 화면을 꾸미는 론처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페이스북 홈은 스마트폰을 켰을 때 친구들의 소식을 듣고 액션을 취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강화에 중점을 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반면 NHN의 도돌런처와 다음의 버즈런처는 국내 이용자의 입맛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도돌런처는 다른 론처에 비해 디자인이 뛰어나다. 특히 디자인, 연예인, 스페셜 등 140여개의 테마와 ‘폰꾸미기’ 기능으로 다양함을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다.
또한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주요 고객층인 10~20대 여심을 사로잡았고, 드라마 ‘푸른거탑’이나 웹툰의 인기 캐릭터 등은 남심을 공략하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외 알림창 내 빠른 실행, 퀵 스위치 위젯, 메모리 클리너 등 위젯 기능도 제공, 편리성을 강조했다.
단점도 있다. 설치용량이 9.8MB로 프로그램이 무겁다는 것.
도돌런처의 장점이 다양성이었다면 버즈런처의 장점은 단순함에 있다. 원터치로 자신의 첫 화면을 공유할 수 있고 홈스크린 다운만 하면 바로 홈 화면에 적용된다.
버즈런처가 단순한 만큼 도돌런처에 비해 프로그램이 가볍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버즈런처는 특히 위젯 기능이 강하다.
버즈위젯은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와 간단한 조작을 통해 높은 수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편집할 수 있다. 또 커스텀 위젯은 픽셀 단위로 아이콘을 고칠 수 있다.
하지만 버그가 발생하는 등 프로그램이 불안정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재부팅 시 론처 활성화가 느리거나 아이콘 이미지가 아예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홈은 출시된 지 불과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카카오홈은 크게 첫 화면에 카카오홈 전용 테마와 위젯, 모아 보기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카카오홈은 기본 테마와 더불어 110여 가지 추천 테마를 제공하고 테마 제작앱을 통해 직접 변경할 수도 있다. 위젯은 기본적으로 6종을 제공하는데, 이 중 스마트폰의 메모리를 관리하고 사용 중인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태스크킬러’와 카카오톡 알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카톡알림 스누즈’가 눈길을 끈다.
카카오 홈 역시 단점이 있다. 카톡을 쓰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론처가 불편할 만큼 카톡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전용 테마와 위젯은 다른 론처에도 모두 존재해 차이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카카오홈은 3800만명에 육박하는 카카오톡 국내 사용자들에게 접근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카카오 앱군을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모아 보기’기능은 매우 편리하다.
페이스북은 차기 업데이트 버전에서 하위 폴더(subfolder)가 포함된 애플리케이션 ‘독(dock)’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앱을 보다 쉽고 빠르게 접속 가능토록 돼 기존의 단점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