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범 워싱턴 상원부의장 “꿈이 있다면 도전하라,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입력 2013-05-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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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특강… 17세 때 입양, 30년 교수 생활 거쳐 정계 진출

“꿈이 있다면 목숨 걸고 하세요. 하면 됩니다.”

신호범(Paull Shin) 미국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은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미래융합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기적을 이룬 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학생들을 향해 “하면 된다”는 말을 연신 강조했다.

“ABC도 모르던 무학자가 미국에 가서 대학 교수도 되고 상원 부의장도 됐습니다.”

1935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신 부의장은 4살 때 고아가 된 이후 서울 길거리에서 동냥을 하다 17살의 나이에 미국인 치과의사 가정에 입양됐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지도 못했고 영어를 하지 못했음에도 1년3개월 만에 미국 대입 검정고시인 GED를 통과했다.

이후 1962년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를, 1964년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공공국제학 석사를, 그리고 1973년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동양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신 부의장은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1년3개월 만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마치고 대학교를 졸업한 뒤 박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다”며 “꿈을 갖고 도전하면 무엇이든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30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정계에 입문, 1993년 워싱턴주 하원의원, 1999년 워싱턴주 상원의원 등 워싱턴주에서 상·하원 5선 고지에 올랐고 2005년부터는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텍사스에서 군 생활을 할 때 시내 한 식당에서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적이 있다”며 “서러워 눈물을 흘리면서 정치인이 돼 인종 차별을 없애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정치인의 꿈을 품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신 부의장은 지난 2000년 워싱턴주에서 동양계 미국인들을 ‘오리엔트’라고 부르던 것을 ‘아시안’으로 칭하도록 하는 법안의 통과를 주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하버드의 한 학자는 19세기는 영국의 시대, 20세기는 미국의 시대,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로 규정했다”며 “영리하고 열정적인 한국 학생들이 꿈을 갖고 도전해 꼭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해 달라”고 격려했다.

이어 “내년 말 임기가 끝나면 입양인들의 아픔을 보듬고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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