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장의 물갈이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그 동안 거래소에서 소임을 다했다"며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작년 12월까지 3년 임기를 마쳤고 올해 12월까지 임기가 1년 연장된 상태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된 김 이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으로 분류돼 증권 유관기관장 가운데 교체 대상 1순위로 꼽혀왔다.
키움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 이사장은 2009년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지만 결국 'MB 맨'이라는 꼬리표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게 됐다.
거래소 이사장은 주주총회 결의 후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김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거래소는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차기 이사장 선임에 착수하게 된다.
후임에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사장은 올초부터 새 이사장 후보로 거론돼 왔으며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 세제실장 등을 거쳐 조달청장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이다.
최 전 사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4년간 현대증권 대표이사로 일했다. 최 전 사장과 더불어 새 정부 들어 임기영 전 KDB대우증권 사장과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도 차기 이사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거래소 이사장 교체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면서 거래소 내부는 물론 증권 유관기관 인사에도 회오리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본부장 선임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정부가 금융권 공공기관장을 대대적으로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인사 안건이 보류된 바 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장 교체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내년 8월까지 임기이지만 전 정권 인물인데다 노조와의 갈등 때문에 조기 교체설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임기가 내년 1월로 끝나는 우주하 코스콤 사장도 재정경제부와 국방부에서 일한 관료 출신으로 그간 끊임없어 노조와 갈등을 빚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