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많이 들고 까다로운데…” 병원 해외 진출 딜레마

입력 2013-05-27 09:23 수정 2013-05-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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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법규 한계와 비용으로 인해 해외 진출 관망

국내 병원들이 해외 진출 속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령화와 웰빙 현상의 확산으로 의료산업이 최대의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는 만큼 병원들의 해외 진출에 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의료산업은 본질적으로 인체를 다루기에 보수적인 속성을 지니며 진입 장벽이 높은데다 선진국의 과점체제가 형성돼 있어 신규 진입의 성공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다. 또 마케팅비용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공격적으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대형병원들은 국내 환자와 해외 환자 유치만으로도 병상이 부족할 만큼 포화상태이다 보니 위험을 감수하면서 해외 진출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발표로는 단순한 의료 협력·교류 단계를 넘어 직접 해외 의료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국내 의료기관이 4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 진출은 주로 성형외과·한방·피부과 분야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의료기관은 모두 91개로 2011년 79개에서 1년 사이 28% 늘어난 셈이다.

국내 투자자가 단독으로 현지에 법인을 세워 운영하는 예도 있지만, 현지·국내투자가와의 합작을 통한 공동운영이나 위탁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지에서 실제 운영되고 수익을 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우리들병원과 JK성형외과가 대표적이다. 우리들병원은 현재 두바이, 상하이, 자카르타, 아부다비에 진출해 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센터는 현지기업이 100% 투자했고 우리들병원은 의료진 파견과 운영시스템 지원을 맡고 있다. 2009년 진출 이후 신규환자 수가 약 8160명으로 집계됐다. 상하이 우리들병원은 현지기업(중국천사력제약회사)과 50대 50으로 투자했으며 2008년 진출 이후 약 3900명의 신규 환자가 방문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JK성형외과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민간병원에 성형외과 중심으로 위탁운영 해 실제 수익을 내고 있다.

유디치과는 미국 내 현지인 대상으로 총 7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2개 지점을 추가 개업할 예정이다. 각 병원의 진료실마다 상담사를 배치해 1대 1 형식으로 관리하는 한국식 운영 시스템을 도입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병원 가운데 최초로 의료선진국 미국에 진출한 곳은 차병원으로 2004년 11월 할리우드 장로병원을 인수 합병(M&A)해서 운영하고 있다. 약 13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미국 최초의 한인소유 종합병원으로 2013년 5월 의료 질 평가기관인 Leap Frog Group에서 발표한 의료기관 안전성 평가 결과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은 A등급을 획득하는 등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수익이 나고 있지만 전략적인 판단으로 철수하는 병원도 있다. 몽골 송도 병원은 100병상급의 종합병원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현지 파트너에게 지분을 다 넘기고 철수한 상태다. 송도병원은 내부적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 종합병원들은 해외 시장의 개척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엄청난 비용이 드는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의료법상 비영리법인이 수익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법규적인 한계 때문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의료 경쟁력은 있지만 국내 환자도 수술 딜레이되고 빠듯하므로 (해외 진출에) 무게 중심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할 지 병원별로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좌섭 보건산업진흥원 병원해외진출팀장은 “비영리법인인 대형병원들이 해외 법인에 투자하기에는 법적으로 제한이 있다”면서 “개인 병원 원장들 위주로 그동안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지만 큰 병원들도 이제 해외진출에 눈을 뜨고 있으므로 해외투자 관련 국내 법상 제한에 대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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