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희(25ㆍ볼빅)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으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일희는 27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1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이일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 당시부터 자타 공인 ‘베스트스윙’으로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탄탄한 기본기가 장점이다. 2005년 박유나, 김혜윤, 심현화 등과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 각종 대회 상위권을 휩쓸었다.
2006년 KLPGA 2부 투어를 거쳐 2007년부터 정규투어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이일희는 2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지만 국내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더 큰 무대로의 도약을 위해 LPGA투어를 선택했다.
그때부터 고난의 시작이었다. 우선 스폰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천신만고 끝에 LPGA투어 시드를 획득했지만 오히려 출전대회 수는 줄었다. 미국에서 체류하기에는 경비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경기가 끝나면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귀국해 KLPGA투어에 출전했다.
LPGA투어에 출전할 때면 경비를 줄이기 위해 제일 싼 이코노미클래스 티켓을 구입해 혼자 비행기를 탔고, 대회 조직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호텔 대신 하우징을 했다.
이처럼 혹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LPGA투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꿈 때문이다. 아버지 이남표(54)씨에 의해 초등학교 때 골프채를 처음 쥐게 된 이일희는 신장 168㎝의 군살 없는 몸매로 파워풀한 스윙을 구사한다.
무엇보다 이일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미국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일희는 3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에 출전,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