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 감원 태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력 줄이기’는 물론‘지점 통폐합’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임직원 수는 5분기 연속 감소했고 증권사 점포 수도 2년째 줄었다.
주식시장 규모보다 비대한 증권업계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업계 내외에서 일어나고 있어 당분간 ‘감원 칼바람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증권사의 총 임직원 수는 4만2317명이다. 이는 작년 3월 말보다는 3.4%(1503명) 줄어든 규모이며, 2011년 말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한 수치다.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이후 완만하게 상승해 2011년 말 4만4055명에 이르렀지만, 작년 3월 말 4만3820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져 작년 6월 말에는 4만3586명, 9월 말에는 4만3091명, 12월 말에는 4만2802명, 올해 3월 말에는 4만2317명으로 떨어졌다.
임원을 제외한 직원 수도 감소세다. 증권사 일반 직원 수는 작년 3월 말 4만2388명으로 2009년 1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으로 줄었고 작년 말 4만1351명에 달하는 등 감소세가 이어졌다.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국내 지점은 2011년 3월 말 1820개로 정점을 찍은 뒤 8분기 연속 감소해 올해 3월 말 기준 1590개로 1년 전(1756개)보다 9.5%나 줄어들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주식시장의 급격한 침체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인 2012회계연도에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1557조원으로 전년도보다 30.7% 급감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의 파장이 남은 데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엔화 약세까지 주식시장에 부담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거래 수수료는 증권사 수수료 수익 전체의 60.7%에 달하기 때문에 거래대금 감소는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증권사의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은 총 3조7002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2.2%나 줄었고, 작년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43.9% 급감, 15개 증권사가 순손실을 냈다.
한 중형 증권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증권업계를 재편하는 인수·합병(M&A)과 분사 바람도 일어날 공산이 클 것으로 감원 한파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 수수료 수익 급감으로 중소형사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