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집중 분석했다. 그는 회원 대다수는 ‘사이버 찌질이’라며 ‘일베 현상’의 배경에 깔린 좌절과 소외 등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 전 교수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회악이 된 ‘일베’, 그들은 누구인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글을 올려 “(일베 회원들은) 현실에선 조용한 점원, 자영업, 배달, 학생 혹은 무직”이지만 “사이버 공간상에선 강하고 공격적인 다른 '인격' 사용”이 특징이라고 봤다.
이어 이들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는 비겁자로 대부분 남성으로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다가서지 못하는 무력감을 여성비하와 공격으로 대체”라며 “강하고 능력있는 '남자'이고 싶지만 경쟁에서 탈락해 인정 못 받는 현실에 좌절, 이를 약자 공격으로 분풀이”한다고 분석했다.
정치적으로는 “존재의의 합리화 위해 ‘보수, 우익’ 표방하나 보수의 개념이나 가치, 철학은 전혀 모른다”며 “겉으로는 진보나 민주화 세력에 대한 비판 및 반대 표방하나 속으론 그들이 받는 지지와 선망에 극단적 질투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신분이익에 배치되는 정치성향의 이유는, 무지와 선동의 영향이 가장 크며, 지배자와의 동일시를 통한 심리적 만족감 역시 크게 작용한다”며 “이에 더해 선물이나 유력인, 정권 등의 인정 등 ‘현실적 이익’이 부가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표 교수는 이들이 “처음엔 그저 불만스러운 사회로부터 벗어나 ‘자신들만의 놀이마당’에서 금지된 장난과 자극을 주고받으며 자위”했으나 “언제부턴가 이들의 수와 사이버 친화성, 지식이나 지성에 대한 반감에 주목한 극우 (5공 잔존세력으로 의심) 세력과 인사들에 의해 과거 ‘용팔이’ 등 정치깡패의 현대판인 ‘사이버 정치조폭’으로 훈련, 양성, 이용되기 시작했다”고 정리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과거 안기부장 장세동이 조폭 용팔이를 사주, 이용했듯 국정원이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됨”이라며 “소위 ‘절대시계’, ‘국정원 인증’ 및 최근 국정원의 ‘안보특강’ 및 정치개입 사건, 윤정훈 십알단 등과 연계 의심 등”을 언급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는 “성폭행 모의, 신상털기, 모욕 및 명예훼손 등 각종 범죄행위 조장 방치에도 불구하고 ‘유해사이트’ 지정도 안되고, 수사도 안 받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정치 조폭 썼던 권력이 집권 후엔 부담이 돼 버리듯 이들도 여당 집권 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며 “윤창중 사건 때 이남기 수석 및 청와대 공격, 5ㆍ18 폄훼발언이 대표 사례”라고 봤다.
표 교수는 “문제는 일개 사이트가 아닌 이곳에 모여 변태적 일탈적 욕구를 상호 증폭하며 해소하는 것을 유일한 삶의 낙으로 삼던 인간들”이라며 “이들은 사이트만 없앤다고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대책으로는 “5ㆍ18 피해자 모욕 등 범죄적 행위자 개인 모두 찾아내 처벌하는 것”을 제시하며 “‘일베 현상’의 배경에 깔린 좌절과 소외, 그릇된 성인지와 낮은 자존감, 공격욕구와 폭력욕구의 해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분석 말미에 “자발적으로 발생한 ‘일베 현상’에 편승하고 무지한 다수 일베인을 이용해 선동한 ‘일탈적 변절 관료(테크노크랏)’과 범죄적 권력자, 세력 및 기관 등이 가장 큰 수혜자이며 일베에 의해 능멸당한 약자들과 조작된 여론이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