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장에서는 전세를 찾는 수요가 많지 않지만 출시되는 물건도 적어 점진적인 가격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31일까지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2.18%, 2.29% 상승했다. 전년 같은 기간(서울 -0.42%, 수도권 0.31%)을 웃돌고 있지만 전세난이 절정을 이루던 2011년 상반기(서울 4.76%, 수도권 8.15%)와 비교해선 절반 정도의 오름폭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전반적으로 수도권 전세시장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그동안 전셋값이 많이 올라 전세입자들의 체감 경기는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재계약이나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물건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년과 같은 전셋값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연초 3억3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3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84㎡형도 같은 기간 5000만원 올라 현재 4억2000만원에 나온다.
양천구 목동 S부동산 관계자도 "전세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이어지면서 전셋값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좋은 전세물건이 나오면 바로 소진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포 한강신도시 G부동산 관계자는 "시장에 나와있는 전세물건이 적은데다 수요자들이 융자가 없거나 적은 물건만 찾으려 하다보니 전반적으로 가격은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전셋값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하반기 전세가격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 가속화와 안전한 전셋집을 찾으려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하반기에도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하반기 서울·수도권 입주물량도 지난해 하반기 4만6000가구보다 40% 이상 감소한 2만8000여 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수급이 불안정한데다 전셋값이 떼일 위험이 큰 '하우스푸어' 주택을 피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보증부 월세 전환 등으로 순수 전세물건이 없다는 점이 변수가 되겠지만 과거와 비교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1~2%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