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현대판 보물섬’… 해외펀드보다 ‘비밀자금 운용’ 유리

입력 2013-06-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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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허위 유치·주가 조작 악용… 계좌 추적 어렵고 세금 회피도 용이

최근 CJ그룹이 역외펀드를 개설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무작정 외국인 투자를 따라하는 투자기법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주로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국내 주식 중에서도 실적이 뛰어난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한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CJ그룹 비자금조성 의혹 사건에서 보듯 외국인 투자자를 가장한 내국인인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역외펀드의 주체가 돼 주가조작 등의 불공정 거래를 일삼고 있다.

역외펀드는 해외에서 설립돼 국내에 투자하는 펀드로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데, 상당수가 검은머리 외국인인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렇다면 이들이 역외펀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역외펀드만이 가진 여러 강점에 있다.

역외펀드는 국내 설정 해외펀드 대비 매입, 환매 시점의 기준가 체결이 빠르게 적용되고 환매수수료가 없어 시장상황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결산이 없어서 금융종합소득세 관리도 용이하다. 반면에 해외펀드는 국내법에 따라 매년 1회 펀드 결산을 실시하는데, 결산 이후 펀드 기준가격 하락시 실제 이익 대비 세금을 과다하게 납부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듯 역외펀드는 투자가가 속한 국가의 조세제도 운용상의 제약을 피할 수 있고, 조세·금융 행정 면에서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리려는 목적으로 이용된다.

한 증권사 감사본부 관계자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확인해도 이들 계좌에 대한 추적 등을 통해 자금흐름까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비밀자금 운용 목적으로 많이 활용된다”며 “역외펀드 정밀 실태 조사에 나서도 추적이 어렵고 세금 회피가 용이해 일부 기업들이 주가를 조작하고 허위로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등 불공정한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하기 위해 역외펀드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검은머리 외국인들로 추정되는 역외펀드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통계상으로 나타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매도 추이만 보고 이를 무조건 따라 하는 투자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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