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쾌도난마’와 ‘히든싱어’의 차이- 김민정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6-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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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장윤정 가족사가 낱낱이 공개됐다. 지난 10년간의 지출 내역과 통장 입출금 내역이 그대로 드러났다. 장윤정이 가족과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도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장윤정의 은밀한 안방을 생중계한 것보다 더 낯 뜨겁다. MC 박종진은 “장윤정씨, 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지 ‘박종진의 쾌도난마’로 전화 주시면 저희가 출연시키도록 하겠다. 기다리겠다”는 친절한(?) 멘트까지 날렸다. 한 집안의 가족사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흥밋거리로 철저하게 포장했다. 5월 30일 종편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의 모습이다. 그동안 채널A는 문제 있는 방송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수차례 경고과 권고를 받았다. 그런데 안하무인이다. 아직도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며 논란을 일으킬 만한 소재가 시청률을 올릴 것이라고 대단한 착각을 하는 모양이다.

같은 날 JTBC ‘히든싱어’의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PD, 작가, MC, 보컬트레이너 모두 한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남달랐다. 약 3주간의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야만 한 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기획단계와 가수 섭외, 모창 실력자 찾기까지 포함하면 한 회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때문에 ‘히든싱어’는 종편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4%대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시즌1 마지막 김건모편은 4.59%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로 성공적 마무리를 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같은 종편 프로그램이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선정성과 자극성으로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오랜 노력과 참신한 기획, 진정성 담긴 포맷으로 시청자에게 즐거움과 공감, 그리고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종편이 그토록 잡고 싶어하는 시청률의 비결은 간단하다. 선정성이라는 얄팍한 꼼수를 쓰기보다 독창성과 진정성 그리고 공정성에 충실한 원칙을 지키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지금 ‘쾌도난마’와 ‘히든싱어’가 이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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