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중심이 지난 1990년부터 동남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진국의 생활수준이 개발도상국보다 5배 높지만 지난 1990년부터 이같은 갭(gap)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사실에 FT는 주목했다.
특히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성장의 3분의 2가 신흥국 경제의 역동성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
개발도상국의 소득과 경제가 고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목표는 ‘따라잡기(catch-up)’라는 것이다.
FT는 2013년은 기계화가 영국을 산업화의 길로 이끈 19세기 이래 처음으로 신흥국들이 전 세계의 재화와 서비스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2012~2017년 글로벌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33.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13.9%보다 세 배 가량 높은 것이다. 인도는 9.4%, 러시아는 2.5%에 달할 것으로 FT는 예상했다.
세계 경제 중심의 이동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시장의 경제 활동 비중이 전 세계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1980년대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10%가 미국의 경제성장률 1%에 비해 훨씬 덜 중요했지만 현재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8%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4%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FT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7국(G7) 이외의 신흥국이 최근 30년 동안 세계 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는 1950년대부터의 세계 경제 중심 이동을 발표한 바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1950년에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 북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한 아이슬란드 북부에 위치했다. 일본은 이후 경제 성장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으로부터 더욱 멀어졌으며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맥킨지는 전했다.
맥킨지는 오는 2025년에 세계 경제의 중심이 러시아 남서부 시베리아 지역의 노보시르비스크 부근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동남쪽으로 이동하는 주요 원인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 책임자는 “중국의 경제적 도시화와 전환이 최초의 도시화와 산업화를 추진한 영국보다 100배 크며 속도는 10배 빠르다”면서 “중국 산업혁명의 탄력은 영국보다 1000배 크다”고 설명했다.
FT는 세계 경제가 지난 30년간 뚜렷한 단계를 통해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 경제가 1980년대 중반 글로벌 경제성장을 주도했으며 미국은 세계 경제 성장에서 거의 3분의 1을 담당했다. 유럽연합(EU) 비중은 전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