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534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그러나 이어 벌어진 최종 4라운드에서는 버디 2개 보기 5개로 3오버파 75타로 고전, 최종합계 5언더파 282타로 끈질긴 추격전을 펼친 카트리나 매튜(44·스코틀랜드)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했다.
폭우로 인한 순연으로 3~4라운드(36홀)가 동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박인비는 3라운드 후반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에는 타 수를 줄이지 못하며 고전했던 그는 13번홀(파4)부터 15번홀(파3)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고, 17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4라운드 시작도 상쾌했다. 4번홀(파5)까지 파로 막은 박인비는 5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 손쉽게 정상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6번홀(파4)과 8번홀(파5)에서 각각 한 타를 잃으며 흔들렸다. 11번홀(파5)에서 버디로 한 타를 만회했지만, 14번홀과 16번홀(이상 파4)에서 각각 보기를 범해 2위 매튜에 한 타 차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갔다. 박인비는 결국 18번홀(파4)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 첫 번째 홀(18번홀·파4)과 두 번째 홀(10번홀·파4)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박인비는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시즌 4번째 우승이자 메이저대회 2연승이다.
박인비는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고, 4월 초에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4월 말에는 노스 텍사스 LPGA 슛아웃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지난달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살롱파스컵 기권 이후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를 겪으며 고전, 국내 골프팬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1998년 박세리 이후 무려 15년 만에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박세리는 LPGA투어 데뷔 첫해였던 19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연속으로 우승했다.
한편 양희영(24·KB금융)은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유선영(27·정관장), 신지애(25·미래에셋), 최운정(23·볼빅)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고, 최나연(26·SK텔레콤)은 2언더파 286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