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즈쥔 전 중국 철도부장이 베이징 제2중급 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뇌물수수·직권 남용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류즈쥔 전 부장은 1심 재판에서 25년 공직 기간 동안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계약을 따내도록 도와주거나 승진을 시켜준다는 조건으로 1050만 달러(약 118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적발된 비리 관리의 뇌물수수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 류즈쥔은 산시성 출신 여성 사업가 딩수먀오에게 고속철도 사업과 관련 이권을 제공하고 철도부 직원 10여 명으로부터 승진 등의 청탁을 받고 금품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측은 “류 전 부장의 위법행위로 중국 정부가 입은 손실이 엄청나다”며 “그가 뇌물수수와 권력 남용에 대한 형사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류 전 부장은 재판에서 “나는 ‘중국의 꿈’에 이바지하지 못했으며 중국 공산당의 이상도 실현하지 못했다”며 담담하게 재판에 임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류 전 부장의 담당 변호사는 류 전 부장이 대부분의 범죄 사실을 자백한 점과 수뢰액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 점을 들어 법원에 감형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종결하고 조만간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공직 비리 척결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류 전 부장의 재판이 후에 열릴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시라이 전 당서기 역시 뇌물수수와 직권 남용 등 류 전 부장과 같은 혐의로 조만간 재판에 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