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분위기는 이들 경제연구소의 경기 선행지수에서도 나타난다. 경제종합지표는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후행지수로 나뉜다. 선행은 말 그대로 예측치다. 동행지수는 현재상황을 파악할 때, 후행지수는 지난 경기를 확인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밑 그림이 된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경제동향’을 통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내수 생산부진이 완화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동시에 내수와 수출도 완만하지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수출 증가세와 수입 감소세가 모두 확대됨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60억3000만달러)폭이 늘어난 점을 들며 “수출은 IT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된 반면 수입은 주요 에너지자원 수입액이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해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과 물가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취업자 증가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임금상승률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고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는 “상품물가를 중심으로 상승폭 축소세가 지속되며 1.0%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KDI의 긍정적인 전망에는 주춤하고 있는 아베노믹스가 바탕이 되고 있다. 아베노믹스 1단계는 금융통화부문에 포커스를 맞췄던 반면 2단계는 실물경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2단계로 전환되면서 엔화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약하지만 실질적인 체감 효과도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저점을 통과한 소비심리지수도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 비율은 전년 대비 증가추세에 접어들었고 동시에 실업률도 지난해 3월이후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별로 살펴 볼 때 회복 징후는 건설부문에서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6월 초 발표한 건설경기 실사지수(이하 CBSI)에 따르면 5월 지수는 66.1이다. 이는 전달보다 3.3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앞서 지난 2월에는 54.3를 기록해 3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를 기점으로 반등세에 돌입한 셈이다.
여전히 기준치인 100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올 들어 이 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6월 전망은 더 긍정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6월 지수는 5월(66.1)보다 8.9포인트 상승한 75.0으로 전망했다.
건설업계는 4대강 사업 이후 마땅한 호재가 없었다. 그러나 봄철 성수기, 4·1 부동산 종합대책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불황을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원측은 분석했다. 국내 설비투자가 줄어들지만 건설투자는 증가세에 돌입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같은 회복세는 철강 업계로 이어질 전망이다. KB투자증권은 ‘최근 철강업종의 재고 순환지표가 개선되면서 불황의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의 철강시황과 현지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 따라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여전히 엔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무조건 낙관할 수는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측은 “이달 초부터 일본의 경제정책이 다소 흔들리는 모양이지만 지금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 역시 “최근 각 업계별로 발표되는 선행지수는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경기지수와 달리 아직 기업들이 체감하는 불황은 여전하다. 이를 뚜렷하게 깨닫고 몸소 경험하기 위해선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