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용시장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남부의 수출벨트에서 근로자의 파업과 시위가 잇따르면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 고용시장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홍콩 소재 노동단체인 중국노공통신(中國勞工通訊, China Labour Bulletin)은 올들어 4월까지 중국 본토의 파업 등 노동쟁의가 201건으로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출 허브 중 하나인 광둥성의 선전에서만 같은 기간 17건의 노동쟁의가 발생했다.
중국 제조업체 일부는 수요둔화와 임금인상 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문을 닫았으며 다른 업체는 비용 절감을 위해 내륙이나 다른 나라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고용시장을 지탱했던 제조업 일자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인적자원 전문 컨설팅업체 맨파워그룹이 4000여 명의 중국 고용주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2분기 순고용전망은 12%로 1분기의 18%에서 하락했을 뿐 아니라 2009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순고용전망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에서 감원을 계획한다고 답한 비율을 제한 것이다.
아직 고용시장 상황이 수천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던 2008년 말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앞으로 더 얼어붙으면 사회불안을 촉발해 경기부양책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중국 지도부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지난 1992년 설립된 선전시 소재 장난감·크리스마스장식물 생산업체 진순타이는 지난달 노동절 휴일을 틈타 공장을 폐쇄했다. 근로자들이 지난달 수차례 시위를 벌였으나 별다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7.7%를 기록했으며 상당수 전문가는 2분기 성장률이 7.4~7.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이주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290위안(약 42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11.8% 상승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에 그쳤다.
상하이사범대의 류청 교수는 “중국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인건비가 오르면서 앞으로 노사분규가 늘어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