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수들에게는 그린을 울긋불긋 수놓는 컬러 골프공이 신기했나 봅니다. 그럴 만도 하죠. 그때만 해도 프로선수들이 컬러 골프공을 사용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미국인들은 제 골프공을 볼 때마다 ‘펑키’하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죠.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때는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날아가는 공이 선명하게 보여 “저 노란공은 어디 공이야?”라고 묻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같은 소속인 포나농 팻럼(태국)과 최운정 선수도 같은 질문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나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캐디들이 볼빅 로고가 그려진 캐디빕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지금은 볼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볼빅 계약 선수가 11명이나 되고, 매 대회마다 볼빅 컬러볼과 마주치니 모를 수가 없겠죠. 최근에서 볼빅 소속 선수들의 성적도 좋아서 국산 골프공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 것 같습니다. 볼빅 볼을 사용해보고 싶어 하는 선수도 제법 많습니다.
제가 볼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1년입니다. 견디다 못해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KLPGA투어 시드 획득에 실패했죠. 그때의 고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죠. 우연한 계기로 볼빅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렇게 우승컵까지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모든 일이 잘 풀렸습니다. 게다가 해외 프로골프투어에서 국산 용품을 사용해 우승한 최초의 선수라고 하니 애국자가 된 기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일이 더 기대됩니다. 얼마나 판타스틱한 미래가 제게 펼쳐질지 말입니다. 국산 골프공과 저의 인연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국산 브랜드와 저,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