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시위대에 ‘마지막 경고’를 한지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고 B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사태 해결을 위해 반정부 시위대의 핵심인사들과 만나 탁심 광장의 게지공원 재개발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BBC는 전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시위를 주도한 탁심연대 관계자 2명과 예술계 인사 6명과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회담 이후 탁심연대 소속인 타이푼 카흐라만은 회담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이스탄불 탁심 광장의 게지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는 탁심연대와 일부 시민단체가 지난 28일부터 시위를 벌인 가운데 경찰이 최루탄 등을 사용하며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이 시위로 경찰과 시민 포함 5명이 목숨을 잃고 시민 5000여 명, 경찰 600여 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회담을 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탁심광장은 이스탄불 시민과 모든 국민, 모든 외국 관광객의 것으로 불법단체가 자유롭게 광장을 돌아다니도록 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광장을 청소할 것”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이 터키 정부의 강경 진압에 대해 비판하자 에르도안 총리는 “EU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던 에르도안 총리가 이처럼 갑자기 입장을 바꾼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BBC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시민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