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두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미국 측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관한 증거 자료를 제공했지만 러시아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미국이 제시한 증거는 우리가 보기엔 설득력이 없다고”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시리아 반군에 군사적 지원을 확대한다면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평화회담 추진 노력이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알렉세이 푸슈코프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가 사용했다는 미국의 발표는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상대로 사린가스 등의 화학무기를 수차례 사용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푸슈코프 위원장은 “미국은 시리아 반군들을 무장시킬 명분을 찾아왔으며 이를 위한 유일한 명분은 대량살상무기 사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량의 사린가스가 시리아에서 사용된 것은 사실로 보이나 이는 반군이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누명을 씌워 무기 지원과 군사적 개입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을 찾으려고 저지른 짓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푸슈코프는 “미국이 반군을 무장시킬 것이며 직접적으로 군사 개입을 시도할 것”이라며 “순항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시리아 정부군의 명백한 화학무기 사용이나 테러단체로의 화학무기 이전을 금지선으로 설정하고 아사드 정권이 이 금지선을 넘으면 군사개입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한편 이고리 코로트첸코 러시아 국방전문가는 “미국이 아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당분간은 비밀리에 시리아 반군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정보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