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新1등상품 키워라]기아차가 사라진다고? 섣부른 예측…‘K시리즈’로 날렸다

입력 2013-06-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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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사라질 10대 브랜드’에 꼽혀… 품질·브랜드 경영 체계적으로 수행

▲더 뉴 K5

“기아차의 100대 브랜드 진입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세계 100대 브랜드’에 사상 처음으로 진입한 것을 두고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는 이 같이 평가했다.

인터브랜드는 경제지 포춘, 포브스와 함께 매년 세계 기업들의 브랜드 파워를 매기는 컨설팅그룹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평가에서 브랜드 가치 40억8900만 달러로 87위에 올랐다.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보다 무려 50% 증가했다.

기아차 이외에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9위(328억9300만 달러)로 가장 높았다. 현대자동차(74억7300만 달러)는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하기 2년 전만 해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미국의 금융매체인 ‘24/7 월스트리트’는 지난 2010년 기아차를 ‘2011년에 사라질 10대 브랜드’로 꼽았다. 당시 이 매체는 현대차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해 기아차의 생존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24/7 월스트리트는 기아차는 현대차의 동생 격으로 현대브랜드에 밀려 아웃사이더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쏘나타 등으로 하이퀄리티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지만 기아차는 ‘쏘렌토’와 ‘리오’ 등이 저가차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불과 1년 사이 뒤집어졌다.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 2012년 55만8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4.9% 판매량이 늘었다. 유럽, 중국 등 기아차의 주력 시장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이었다.

기아차는 2010년 말 ‘K시리즈’를 앞세워 회사의 디자인 정체성을 완성했다. 이후 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주가는 2010년 말 5700원대에서 현재 5만7000원대로 10배 가량 상승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2005년 글로벌 경영 원년을 선언한 이후 브랜드 가치 극대화를 위한 전략을 추진했다”며 “품질 경영, 브랜드 경영을 체계적으로 수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승승장구와 달리 일본 전자기업 소니의 브랜드 가치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소니는 1980년대 워크맨을 선보인 뒤 흑백 TV, 플로피 디스크 등 내놓는 상품마다 성공을 거뒀다. 워크맨은 1980년대 아이폰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서서히 성장동력을 잃어가더니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기업혁신 연구가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980년대까지 소니는 12가지의 혁신 상품을 선보였지만 그 이후에는 단 한 건의 제품도 혁신적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공한 기업이 점차 적극성을 잃고 보수화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소니처럼 극단적으로 변한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 몰락의 원인으로 창업 세대의 은퇴로 인한 조직문화의 관료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후발진입 전략’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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