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기업 2차 명단에 이어 8차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김영소 전 한진해운 상무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로우즈 인터내셔널’를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이 회사는 조영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도 관련돼 있어 고(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과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2001년 9월 한진해운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 전 사장과 사모아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대신 등록대행업체인 PTN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로우즈 인터내셔널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들에게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한 곳은 UBS 홍콩지점으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역시 이 지점의 소개로 2008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조 전 사장은 지난달 뉴스타파가 발표한 2차 명단에 이미 이름을 올리며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함께 2008년 버진 아일랜드에 유령 기업 ‘와이드 게이트 그룹’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당시 한진해운 측은 “최은영 회장은 2008년 10월 조용민씨와 공동명의로 회사와 무관한 서류상 회사를 개인 적인 이유로 설립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진해운과는 무관하다”며 “최 회장의 경우 특별한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2011년 11월경 이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주주명부에서도 삭제돼 현재는 조용민 씨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한진해운 측은 사모아에서 어떠한 사업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혀 사모아에 설립된 이 페이퍼 컴퍼니는 개인적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 고 조수호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페이퍼 컴퍼니가 만들어진 2001년 당시 김 전 상무는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발령나기 직전까지 비서실 부장으로 근무했으며 조 전 사장 역시 2003년 회장직속 ‘경영전략팀’ 팀장을 맡는 등 대표적 재무통으로 조 전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 역시 “당시 서로 다른 곳에서 근무하던 두 사람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전 상무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돌아가신 회장님과는 무관하게 설립됐고, 당시 직장상사의 요청으로 설립서류에 날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한 바 없고 직장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지위에서 탈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해명과는 달리 그는 2010년 상반기까지 주주(실소유주)로 등재돼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이에 대해 한진해운 측은 “회사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당사자가 회사랑 무관하다고 언급했듯이 우리도 회사 차원에서 따로 전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