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성 3명 가운데 한 명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 여성에 대한 폭력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연구 결과 전체 여성의 약 30%가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방글라데시, 동티모르, 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등 아시아에선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37.7%에 달했다.
다음은 37%의 중동지역이고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이 36.6%로 그 뒤를 따랐다.
북미와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같은 고소득 국가에서도 가정폭력 피해 여성 비율이 평균 23.2%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는 영국 런던대 보건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학연구협회가 관련 연구로는 처음 시행했다.
조사에선 또 여성 살인사건 피해자 중 38%가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것으로 밝혀졌다.
가정폭력 희생자는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고, 매독이나 에이즈(HIV) 같은 성접촉으로 질병에 감염할 위험도도 훨씬 높았다.
아울러 폭력 피해자는 멍이 가시고 부러진 뼈를 고친다 해도 상처가 오랫동안 남는 후유증을 남긴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런 결과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유행병만큼 세계적인 건강문제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세계 보건기관들이 가정폭력을 겪은 여성에 더 많은 걸 할 수 있고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WHO는 이달부터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폭력 피해 여성에 대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은 채 심리적 충격을 없애주는 등의 지원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