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의회 선거가 연립 여당인 자민·공명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다음달 참의원 선거에서도 아베 정권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시장의 동향에 의존하는 구조가 분명해진 만큼 주가와 환율 동향에 따라 아직 불안한 점도 남아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공명당은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총 127석 중 과반수인 82석을 확보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후보는 전원 당선됐다.
반면 민주당에서 등을 돌린 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이 공산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면서 민주당은 제4당으로 추락했다.
민주당을 대체할 대안 정당으로 주목을 받았던 일본유신회는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위안부 망언 이후 상당수 유권자가 등을 돌리며 참패를 면치 못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후보가 전원 당선되며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것은 유권자들이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26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 아베 총리는 과감한 금융완화·재정동원·성장전략을 ‘3개의 화살’로 삼는 아베노믹스로 지난 6개월간 엔저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주가가 지난달 말부터 급등락을 반복하고 엔 가치가 다시 상승하면서 아베 총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엔저로 인한 연료 수입대금 상승, 중소기업들의 원자재 수입 부담증가 등 잘 나갈 때 부각되지 않았던 아베노믹스의 부작용도 점차 드러나면서 선거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아베 총리의 부담은 지지율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정권 지지율은 66%로 지난 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지난달 19%에서 이 달에는 23%로 올라갔다.
특히 아베노믹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이 55%로 지난 달보다 7%포인트 하락한 반면, ‘평가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25%로 7%포인트 올랐다.
아베노믹스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36%, ‘그렇지 않다’가 43%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