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심(心)’ 행보에 나섰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각각 중국 내 자동차 공장과 반도체 공장으로 직접 안내한 것이다. 업계는 현 정부와의 유대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물론, 중국 내 영향력 확대도 꾀할 수 있는 ‘두마리 토끼 잡기’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중국 서부 산시성의 성도 시안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에서 박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중국 서부 내륙의 전진 기지인 이곳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참 대단하다. 꼭 성공해서 그 역할을 해내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악수를 했다. 이어 방명록에 “시안 반도체 공장이 양국 공동체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되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박 대통령의 중국 공식 일정을 안내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이 회장의 중국 내 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29일에는 정몽구 회장이 박 대통령을 수행하며 직접 베이징 현대차 공장을 안내했다. 박 대통령은 정 회장의 안내로 라인 전체를 돌아봤고, 정 회장의 권유에 따라 생산 라인에 직접 들어가 조립 중인 차량도 살펴봤다. 정 회장은 박 대통령에게 “이곳의 생산 설비는 대부분 한국에서 들여온 최신 설비”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현지 근로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중국어로 ‘니하오(안녕하십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회장과 이 부회장의 이번 박 대통령 수행은 정치·경제 현안 등으로 껄끄러워진 정부와 재계를 봉합할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더불어 삼성과 현대차의 중국 내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